올해 453억 원 지원, 저소득층 급식지원비 제외 식품비 50%만 도·시·군 부담

학교급식비 지원액을 검토하고자 15일 홍준표 경남도지사 주재로 열린 시장·군수 정책회의에서 453억 원 지원안이 나왔다. 도와 시·군이 제안하는 최종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전체 급식비 중 인건비·운영비를 제외한 식품비 1244억 원 중 국비에서 지원되는 저소득층 급식지원비 337억 원을 제외한 907억 원의 절반을 도와 시·군이 2 대 8 비율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도가 90억 원, 시·군이 363억 원 정도를 분담한다는 안이다.

올해 도와 시·군이 같은 2 대 8 분담 비율로 함께 편성한 급식비 지원총액 305억 원보다 148억 원이 증액됐다. 3월 새 학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급식비를 검토하는 회의였기 때문에 도내 18곳 시장·군수가 모두 참석했다.

공은 다시 경남교육청으로 넘겨졌다. 하지만 액수보다 '저소득층 지원 급식비 제외'라는 단서가 도교육청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도교육청은 "이 예산(저소득층 지원 급식비)은 국비가 아닌 지방재정교부금이기 때문에 별도로 사업 용도가 정해져 있다. 이 돈을 분담 비율 속에서 뺄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번 정한 조건이 계속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6년 제1차 시장·군수 정책회의가 15일 오후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렸다. 3월 새 학기가 임박한 시점에서 급식비를 검토하는 회의여서 이날 도내 18명의 시장·군수가 모두 참석했다.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회의 직후 이학석 경남도 공보관과 윤인국 정책기획관은 브리핑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원되고 있는 저소득층 급식비 337억 원은 분담 협상의 대상이 아니므로 제외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동안 경남도교육청이 전체 식품비 중 50% 지원을 요구해왔기 때문에 이를 수용해 급식비 지원액을 다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도교육청 조사 자료를 인용하더라도 올해 급식비 지원액은 부산 355억 원, 대구 137억 원, 울산 48억 원, 경북 291억 원이다. 오늘 결정한 453억 원은 영남권 시·도 중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소개했다.

윤 기획관은 "학생 수 1인당 식품비 평균 지원액으로 비교해도 영남권 평균 7만 5000원에 비해 경남은 10만 8000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군수 회의에서는 두 가지 결정을 더했다.

우선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 저소득층을 제외한 식품비 50%를 도가 지원하기로 했으므로, 도교육청에서 별도로 급식지원 범위를 조정하면 그에 따라 지원액도 조정될 것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윤 기획관은 "도교육청 요구에 따라 식품비 50%를 지원 기준으로 정했지만, 도교육청이 다른 지원 범위 설정을 제안하면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도교육청에서는 학교 급식비리 예방대책을 조속히 수립해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는 요구가 추가됐다.

이날 시장·군수 정책회의 결과와 관련해 경남교육청은 긴급 국·과장 회의를 열어 논의했으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했다.

이 자리에서 박종훈 교육감은 "(식품비 지원액에) 저소득층 자녀 급식비를 제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466억 원 가운데 저소득층 무상급식비로 337억 원을 지원하면 교과서 지원이나 토요·공휴일 중식비 지원 등 다른 '계층간 균형 교육비' 지원 사업을 집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장·군수회의 제안에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면서도 "학부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을 논의해 교육청 입장은 추후 다시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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