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이야기, 그 속에 진득한 삶 이야기

2008년 등단한 이진숙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 '카론의 배를 타고' 등 9편을 담았다.

표제작은 선량하게 살아가는 청춘남녀가 주인공이다. 결혼식을 불과 며칠밖에 남겨두지 않았고 임신도 했지만, 방을 구하지 못했다. 남자는 사람이 죽어나간 방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에서 일한다. 약혼녀가 아주 싼 값에 계약했다고 들떠서 말하는 방은 조금 전 남자가 유품을 태우고 소독약을 뿌려 청소한 방이다.

김홍섭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이진숙의 소설 배경은 음산한 죽음의 그림자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바로 거기서 삶을 향한 진득한 냄새가 느껴진다. 아직 젊은 작가로 알고 있는데 '죽음'이라는 대상에 이처럼 눈을 바짝 갖다 대고 들여다보면서 뻔뻔스럽게 냄새를 맡거나 손가락으로 이러저리 헤집어보는 독한 작가는 흔치 않다"고 평했다.

작가는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08년 <경남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222쪽, 북인,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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