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했다가 1월 중순부터 몰아친 한파…지역 경제 분야별로 타격, 호황 엇갈려

'유난히 따뜻했고, 유난히 추웠다.' 이 역설적인 두 문장은 이번 겨울을 대표하는 문구가 될 전망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지구온난화의 역설'이 있었던 1월로 기억될 듯하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12월과 2016년 1월 초까지는 대체로 온난한 날씨를 보였으나 1월 중순부터 확장한 상층 한기의 영향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촌 북반구 지역은 이상 한파에 몸살을 앓았다. 흔히 '지구온난화'라고 하면 지구가 더워지기만 하는 것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유난히 더워 연일 기상관측 이래로 최고 기온을 경신하였던 2015년의 여름은 부메랑이 되어 강력한 겨울 한파를 불러오게 되었다. 더워진 온도 탓에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 한기를 가두던 제트기류는 느슨해졌고 상층 한기가 남북으로 크게 진동하게 되었다. 상층의 한기가 남하하고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서 강한 한파가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다. 지난 1월 24일 아침 경남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창원 -12.6도 등 대부분의 지역이 영하의 기온을 기록하였다. 창원시의 경우 1월 하순 아침 최저기온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기온(1월 하순 1위)이었다. 시베리아 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찬 공기와 바다의 온도차에 의해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눈 구름대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남동진하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눈을 내렸다. 1월 25일 울릉도에 100㎝가 넘는 눈이 내렸고,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도 대설주의보와 경보에 이르는 많은 눈이 내렸다. 또한 경남 지역도 23일 밤에서 24일 새벽에 0.3㎝(창원시)~5.0㎝(함양군) 눈이 내렸다.

지난 12월의 따뜻한 날씨와 1월에 찾아온 매서운 한파·폭설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주었다. 초반 따뜻한 기온으로 겨울철 난방용품 매출이 하락하여 지역난방 산업에 영향을 주었고, 1월 하순 폭설로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어 부산과 제주를 잇는 관광 상품이 취소되는 등 지역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었다. 또한 1월 한파는 생활경제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난방기 사용에 따른 전력수급 비상, 비닐하우스 파손과 난방비 급등에 따른 겨울 채소 가격 상승으로 가정물가에 부담을 주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전통시장, 영세자영업 등의 매출을 감소시켜 지역 기반 상권의 손실도 발생시켰다.

반면 한파로 매출이 증가한 분야도 있다. 인터넷 난방용품 쇼핑몰의 경우 늦은 한파로 전기 난방용품, 보일러 등의 주문이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전년 1월 대비 20% 이상 매출이 증가하였다. 또한 추운 날씨와 주말에 내린 눈으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야외골프장보다는 실내골프장이, 외식보다는 골목상권인 중국집, 피자, 통닭 등 배달업체가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또한 일부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한파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는데 따뜻했던 겨울 탓에 판매가 부진했던 겨울용품 매출을 1월 한파에 만회하기도 하였다.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이렇듯 날씨로 영업매출의 변동 현상에 대하여 지역 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날씨의 변화를 분석하여 영업 계획에 반영하면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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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온, 폭설, 한파 등 극한 날씨에 대한 인명안전과 재산피해 예방,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2015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이상기후 현상의 원인과 분야별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대응 방안과 향후 계획 등의 내용을 수록하였다.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정보센터 누리집(www.climate.go.kr) 열린마당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2016년도는 기상청과 함께 이상고온과 한파, 가뭄과 홍수 등 기상재해로부터 건강하고 안정적인, 그리고 경제에 도움이 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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