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경남마케팅연구소 공동조사 경남지역 소비 트렌드] (5) 건강 제품·서비스

"나는 사업에서 성공의 최정점에 도달했었다. 하지만 이 순간 병석에 누워 나의 지난 삶을 회상해보면 내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주위의 갈채와 막대한 부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그 빛을 잃었고 그 의미도 상실했다. 진작 읽지 못해 후회하는 책 한 권이 있는데, 이름하여 '건강한 삶 지침서'다."

스티브 잡스가 병상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마지막으로 남겼던 메시지 중 일부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건강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는 세월이 흘러도 인간의 최고 관심사임이 틀림없다.

건강 관련 제품·서비스의 소비 경향은 질병관리보다 일상 관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건강한 먹거리와 생활운동에 대해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경남마케팅연구소가 진행한 경남도민의 건강 소비 실태를 살펴보면, 경남도민 역시 약품보다는 건강즙·주스를 선호하고 건강관리를 위해서 운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품보다 건강주스 = 경남도민은 3개월간 평균 6.2개의 건강제품(약품·보약, 건강보조식품, 건강즙·주스, 건강용품·운동기구, 기타건강제품)을 구매한다. 건강즙·주스가 전체 절반 가까이 되는 2.8개, 건강보조식품 1.6개, 약품·보약 1.1개 순이다. '건강 바람'이 부는 음료 시장에서도 2014년 기준 건강주스 판매량(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은 탄산음료에 이어 하루 소비량 2위를 차지했다.

지역별 건강제품 소비를 보면 거제가 3개월간 8개로 가장 많고 창원 7.8개, 김해 5.4개, 진주 3.7개 순이다. 노동자 소득이 높은 거제와 창원지역에서 김해, 진주에 비해 건강즙·주스를 4배가량 더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성별 건강제품 소비를 보면 여성(7.8개)이 남성(4.7개)보다 많고, 연령대 별로는 액티브 시니어(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는 50~60대)로 구매력이 높은 50대(8.1개)가 가장 많았다.

경남도민이 건강제품을 구입할 때 이용하는 곳은 건강용품 전문매장이 1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약국 15.4%, 대형마트(할인점) 14.1%, 인터넷·핸드폰 10.5%, 백화점 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남도민이 건강용품 전문매장과 약국을 이용해 제품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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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경남도민이 건강제품 구입 시 지출하는 금액은 평균 21만 7000원이다. 10만 원 미만 지출하는 응답자 비율이 49.9%를 차지했다. 진주는 건강제품 구입 개수(3.7개)는 가장 적었지만 소비 금액은 24만 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진주는 건강제품 구입 중 건강보조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27%로 경남도민의 평균인 19%보다 높아 고가의 건강보조식품 위주로 구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남도민이 제품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건강 개선 효과가 28.3%로 압도적이다. 그 다음 체질 적합성(16%)과 가격(13.7%), 원재료(13.5%) 등 순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건강 개선 효과와 체질 적합성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30대, 50대, 20대가 각각 15.2%, 14.1%, 13.6%로 다른 세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건강한 20대는 가격을 중시하고 자녀 부양의 의무가 높은 50대와 30대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40대의 경우 가장으로 자녀 부양의 의무는 높으나 가장 경제적 활동량이 많아 건강의 필요성이 더 증대해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적게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서비스 월 6만 6000원 지출 = 경남도민이 3개월간 건강서비스(병원서비스, 한의원서비스, 헬스클럽서비스, 스포츠클럽서비스, 기타건강서비스)를 이용하는 횟수는 평균 7.5회로 조사됐다. 헬스클럽서비스가 2.7회로 가장 많았고, 병원서비스 1.9회, 한의원서비스 1.2회, 수영장이나 골프장 등이 포함된 스포츠클럽서비스는 1.2회 이용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진주가 13.1회로 경남도민의 평균 횟수(7.5회)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헬스클럽서비스를 6.8회 이용해 다른 지역에 비해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파악할 수 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건강서비스 이용 횟수가 증가하는데 60대는 건강검진과 물리치료와 같은 병원서비스(3.4회)를, 20~50대는 헬스클럽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민이 3개월간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는 평균 3회로 의원이 1.3회로 가장 많고 병원 0.7회, 한의원 0.7회, 종합병원 0.2회, 한방병원 0.1회 순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건강통계 2015'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병원 방문 횟수는 연간 14.6회로 OECD 회원국 중 1위로 평균인 6.7회보다 두 배 이상 높았지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5%에 그쳐 꼴찌다. 경남은 연간 12회 정도로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건강서비스 이용에 지출한 금액은 3개월 평균 19만 7000원으로, 한 달 평균 약 6만 6000원인 셈이다. 10만 원 미만 지출한다는 응답자가 51.5%로 가장 많았지만 40만 원 이상 지출하는 비율도 12.9%로 적지 않았다. 지역별 지출 금액을 보면 거제 15만 7000원, 창원 16만 원, 김해 16만 4000원으로 세 지역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진주는 30만 6000원으로 거제 지역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민이 건강서비스를 이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종업원·의료진·코치가 20.2%로 가장 높았지만 서비스 품질과 위치(거리)가 각각 19.3%로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다. 가격(10.9%)과 시설(10%)은 비교적 낮은 중요도를 보였는데 비용보다는 안전성과 신뢰도가 건강서비스 이용 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강인호 경남마케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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