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통시장서 할인행사 하지만 상인·소비자 몰라…정부지원 없어 도내 4곳만 참여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공식적으로 '2016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기간이다. 전통시장에서는 중소기업청 지휘 아래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열린다. 도내에는 4개 시장이 참여하지만 상인도 소비자도 모르게 진행돼 '코리아그랜드세일'이라는 이름만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참여는 하지만 특별 세일은 없다 = 올해 7회를 맞은 코리아그랜드세일이 도내 소비자에게 각인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했고, 이와 함께 기간이 겹친 코리아그랜드세일이란 플래카드도 곳곳에 휘날렸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해당 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쇼핑과 할인만을 위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홍콩의 메가 세일 등과 다른 콘셉트로 쇼핑-한류-관광의 융복합을 통해 외국인 대상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쇼핑관광 축제"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상인도 소비자도 모르게 진행돼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코리아그랜드세일 참여 기업이지만 도내 백화점은 제외됐다. 전통시장은 중소기업청이 2월 말까지 전국 290곳에서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이름만 내걸거나 기존 시장 행사와 다를 것이 없다.

경남에는 진주 장대시장, 지리산함양시장, 마산부림시장, 창원 도계전통시장 4곳이 이번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한다. 진주 장대시장은 계획조차 못 세운 상태고, 지리산함양시장은 내부 사정으로 행사 준비를 못 하고 있다. 마산 부림시장은 매년 자체적으로 하는 정월대보름 행사 외 특별한 행사는 없다.

창원 도계전통시장은 창원시나 행사를 기획하는 상인회 집행부도 코리아그랜드세일 참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2월에는 매년 여는 정월대보름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인도 모르는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소비자가 알 리가 없다.

◇예산 문제? 자구 노력 문제? = 이번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정부 지원 없이 전통시장 자체 예산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해야 해 전통시장이 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세일에 참여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지원이 있는 줄 알고 신청했는데 지원이라는 게 홍보에 쓰일 이미지 파일뿐이다. 플래카드도 자체 제작해야 한다. 열악한 전통시장 재정상 소비자가 기대하는 세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일 기간이 방만한 것도 문제다. 이번 설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에는 전국 290개(강원 11, 경기 23, 경남 4, 경북 6, 광주 7, 대구 29, 대전 10, 부산 8, 서울 153, 세종 1, 울산 3, 인천 12, 전남 2, 전북 9, 제주 3, 충남 3, 충북 6) 시장이 참여하지만 기간도 지난 1월 1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제각각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에 맞게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하지만 집객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유명무실하다고 느껴 더는 기대하지 않게 된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세일이 잦다는 지적이 있어 연말 정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진행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또한 따로 책정된 예산이 없기에 세일 행사보다는 체험·경품 행사 위주로 고객을 유입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의 자구적인 노력이 없음도 문제로 짚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지역 전통시장도 정부 지원과 상관없이 경쟁력을 키우고자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서울은 198개 시장 중 138개 시장이 지원해 시장 기능을 하는 곳은 다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경남은 153개 시장이 있음에도 오일장과 같은 농촌형 시장이 많아서인지 정책 활용에 무관심하고 받는 것에만 익숙해 있다. 이번 행사도 지역별 희비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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