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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그 후]'4대강 반대' 박재현 인제대학교 교수

'4대강 사업은 재앙'…압박 등에도 학문적 소산 바탕 '학자로서의 양심'지켜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6년 02월 01일 월요일

소백산맥에 있는 조령을 뚫어 인천~부산을 잇는 내륙 수로를 건설하려 했던 계획, '한반도 대운하'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야심 찬 공약이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는 본격적으로 이를 추진했다.

당시 대운하 정국에서 난데없이 대중 앞에 등장한 전문가가 인제대 건설환경공학부 박재현(50) 교수다.

"저는 수공학을 전공한 사람입니다." 수공학은 하수 처리장이나 정수장, 댐, 수력 발전소 등의 설계, 건설, 공사와 관련한 학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학자의 양심을 걸고' 대운하 건설은 강을 죽이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대운하는 대규모 촛불 반대 시위를 불러왔다. 이후 대운하는 4대 강 살리기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학자로서의 양심'은 그를 계속 사람들 앞에 서게 했다.

제자들에게 받은 감사팻말을 든 인제대 박재현 교수.

지난 26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보수 정권의 대표 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지내온 시절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힘들었습니다. 투사 기질이 없는 사람이 투사를 하려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박 교수에게 정치적인 압박이 없었던 게 아니다. 정부 과제에서 제외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다.

"그런 것은 이해합니다. 인정합니다. 어차피 제가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거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견딜 수 없었던 것은 학자로서 분명히 옳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이 학술적으로 부정당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부정당한다는 사실이었다.

"분명히 내가 하는 말이 맞는데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니까 미치겠더라고요. 허허허. 처음에는 여러 전문가가 당신 말이 일리가 있다고 얘기하다가 좀 지나니 이제는 그만 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만 하는 건 그만 하는 건데, 그게 맞고 틀리고 얘기는 아니지 않으냐, 왜 내 얘기를 자꾸 틀렸다고 그러느냐 그랬죠. 이런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러면서 그는 자주 자신이 혹시 잘못된 지식으로 혹세무민하는 건 아닌가 되물었다고 한다.

그의 확신은 학문적 소산이다. 박 교수는 전형적으로 연구와 실험을 중심에 둔 공학자다.

지난해 말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스 후즈 후 인 더 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6년 판에 이름이 등재된 것도 그의 연구 실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4대 강 사업에 대한 그의 비판은 여전하다. 최근 4대 강 사업의 마지막 단계로 지천·지류 정비사업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요즘이다.

"지류·지천 사업은 4대 강과 지천 모두를 황폐화시키게 될 겁니다. 그걸로는 지금 발생하는 치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어요. 제발 지천은 가만히 뒀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탁월한 치수가가 나타나서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당신들은 더는 손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 싫다면 차라리 지금 상태로 그냥 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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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뮤지컬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