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 근처 '공유공간 05:18' 장소 대여·소모임도 열어

"함께 배우고, 먹고, 쉬고, 공부합시다."

정혜숙(35) 씨는 청년층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정 씨가 물리적 공간을 만들면 청년들이 그 공간을 채워가는 방식이었다. 뜻을 같이할 사람을 모았고(4명) 주위 사람에게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공간을 꾸몄다. 전세자금은 ㈔경남대학생희망센터 미래경남 이사장인 이재영 창원시진해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 도왔다.

'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정 씨가 보는 청년은 취업난에 치이고 열정페이(열정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를 강요받고 연애·결혼을 포기하는, 사회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지난달 창원대학교 근처에 '공유공간 05:18'(대표 전효정)을 만들었다. 누군가는 간판을 보고 5·18민주화운동을 떠올렸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수 015B를 생각했다. 05:18은 오전 5시 18분을 의미한다.

정 씨는 "평균 수명을 90살, 하루 24시간으로 계산하면 20살은 오전 5시 18분입니다. 이제 인생을 시작하는 단계죠. 이 공간은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청춘을 위한 공간이며 청춘을 응원하는 공간입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 483번길 25-15에 위치한 공유공간 05:18 모습. /김민지 기자

공유공간 05:18은 한 사람당 4000원을 내면 음료·전기·와이파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세미나실(3개)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2시간 4000원(1인 기준)을 내면 되고 공간 전체를 대여할 수도 있다. 식사 시간인데 혼자 밥 먹기가 무안하면 음식을 들고 이곳으로 오면 된다.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다. 시간은 낮 12시~오후 1시 30분, 오후 5~7시다.

다양한 형태의 클래스(수업)도 있다. 일정금액을 내면 독서클럽, 플라워 레슨, 괴상한 클래스, 도시텃밭 클래스, 자취생 쿠킹 클래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특정한 날 하루 비정기적으로 영화상영회, 소셜다이닝(낯선 사람들과 모여서 식사를 하는) 등도 열린다.

정 씨는 "청년층이 편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뜻을 모아 만든 청년주거협동조합 민달팽이유니온(서울)처럼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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