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처럼 생각되던 부산~베를린 철의 비단길이 실제로 그리고 지금 빠른 속도로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TSR(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를 잇기 위한 ‘철도공동위’를 구성키로 한데 이어 이달 말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과 때를 맞추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러시아의 TSR와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면 물류비 절감을 기반으로 한 한국과 유럽간의 육로교역이 물동량에 있어서 해로를 통한 대유럽 교역을 능가할 것이다. 아직 러시아·북한 그리고 한국 간에는 관세 통관절차와 공동운영규정 등 협정해야 할 사항과 그리고 북 철도의 인프라 낙후, 한-러 간의 철도궤도폭의 차이와 같은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요소 등도 있으나 이것들은 관련국들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인 이익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점일 뿐이다. 앞으로 더 나아가 중국을 경유하는 TCR(중국횡단철도)와도 연결되는 날에는 중동국들과의 교역도 육로를 통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러시아는 철도이용에 따른 운송료 수입을 알짜로 즐길 수 있어 내심 이 사업에 여간 적극적이지 않다. 러시아는 이미 TSR 전 구간에 광케이블을 깔아 안전운행을 보장해 놓은 상태이다. 컨테이너·화물 등을 해로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운송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수출역군들의 눈으로 이를 전망해 보자. 부산~베를린 구간을 지금의 바닷길 대신 이 TSR 비단길을 이용할 경우 운송거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현재 부산~수에즈 운하~로테르담 구간 경우 베를린에 이르는 해상운송 거리는 2만1000㎞인데 비해 이 시베리아 대륙 횡단철도를 통한 부산~베를린 구간의 거리는 1만1000㎞에 지나지 않는다. 이 꿈이 실현되면 수출입물량의 통과수입만으로도 남한은 1억달러, 북한은 1억5000만달러를 올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북한의 소극적인 자세이다. 북한은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제의한 철도연계 구상에 대해 안보문제 등을 이유로 소극적이고 신중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한 변화로 짐작컨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들 역시 가만히 앉아 다먹을 수 있는 운송료 관세의 달콤한 과일이 손에 잡히는 판인데 어찌 이를 마다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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