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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수포자'가 되고 싶진 않다고요

[청소년신문 필통]실생활서 사용되지 않는데도 대학진학하려 학원까지 가고 '수학 배울 권리'뺏기고 있어

여가현(진주중앙고1) webmaster@idomin.com 2016년 01월 21일 목요일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을 흔히 '수포자'라고 한다. 교육방송(EBS)이 대입을 준비하는 고교생과 재수생 1만 314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해보니, 자신이 수포자인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25%가 '그렇다'고 답했다. 수학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수포자 학생의 47%는 '기초가 부족한데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라고, 20%는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학생들 스스로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진주중앙고등학교의 정모 양은 "수학은 공부할 내용이 너무 많다. 대학생 언니 오빠들도 수학 관련학과 아니면 우리가 배운 것 중 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실용적이지 못한 것을 대학만을 위해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 안된다"고 말한다.

진주여고 박모 양 역시 "수학은 정말 선행을 하지 않으면 망한다. 혼자서 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 많아서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다"라며 다른 학생들을 따라가려고 수학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진주중앙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수학이 암기과목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해를 하고 문제를 풀고 싶은데 그냥 공식을 암기하라고만 한다. 수학이 언제부터 암기과목이었나"며 불만을 토로했다.

경해여고의 한 학생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수포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부 양도 많아지고 내용도 어려워져서 이제는 문제를 봐도 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젠 너무 늦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수학은 과목 특성상 진도를 한번 놓치면 쫓아가기가 어렵고 다시 해보려고 마음을 먹어도 다음을 공부하려면 놓친 부분을 복습하고 가야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 너무 어렵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수능에서 변별력을 높이려다 보니 수학문제들이 자꾸 어려워진다고 한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사교육 선행학습이 필수가 되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따라가지 못하면 흥미를 잃게 되니 당연히 수학공부가 어려워지고 포기하기 쉬운 것이다.

수포자가 생기는 것이 과연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 때문일까? 달리 생각해 보면 우리 학생들은 누구나 수학을 배울 권리가 있다. 어쩌면 우리의 입시제도나 학교환경이 학생들에게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고 있는지도 모른다. 학교에서는 수포자를 버리는 수업이 아니라 수준에 맞게 지도할 방법을 찾고 암기가 아니라 이해를 기본으로 하는 구체적인 수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가현(진주중앙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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