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경남마케팅연구소 공동조사 경남지역 소비 트렌드 (3) 재테크·가구

비정규직 확대, 희망퇴직 등으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가계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현재 소비를 줄이고 있다.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가격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계획적 지출을 하게 된다. 투자 역시 안정적인 미래 소득 확보에 맞춰 이뤄진다. 경남마케팅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도민은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자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입 확보를 위해 안정적 자산운용에 초점을 둔 재테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높은 수익보다 안정성 = 경남도민의 재테크 투자를 살펴보면 전체 투자 중 저축 비율은 39.2%, 보험·연금 33.5%, 부동산 투자 15.3%로 저축과 보험 같은 안전성 자산에 대한 투자 비율이 72.7%로 높았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장기간에 걸쳐 금리 인상 방침을 발표했지만, 한국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어서 예금성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앞으로도 높지 않을 전망이다. 경남도민이 저축과 연금에 대한 투자 비율이 높은 것은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손실의 위험이 있는 주식 투자보다는 안전성 측면에서 불안한 미래의 노후생활에 대비한다고 볼 수 있다.

나이별 투자 형태를 살펴보면 20대는 저축투자 비율이 60.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주식(4.3%)·연금(26.6%)에 대한 투자 비율은 낮았다. 20대는 사회초년생이 많고 부동산에 투자할 만큼 여력이 없고 미래 노후에 대비해 연금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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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저축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연금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도 높아진다. 40·60대는 저축과 보험·연금이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지만 50대는 보험·연금 비중이 38.2%로 저축 30.2%보다 높다. 부동산 투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24.1%)다.

이번 조사 대상자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500만 원 이상이 37.5%로 가장 많았다. 300만~399만 원이 21.5%, 400만~499만 원이 20.7%다. 이는 맞벌이 가정뿐 아니라 미혼 자녀와 거주 시 이들의 수익까지 합한 금액이다. 이러한 경남도민은 평균 소득의 약 23.7%를 재테크하고 있다.

경남도민이 재테크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는 첫째 안정성(30.5%)을 들었으며, 다음으로는 수익률(24.6%), 여유 자금(22.1%), 수익 목표(9.7%)를 들었다. 미래의 안정적인 수입 확보를 위해 안정적 자산운용에 초점을 둔 재테크가 이뤄짐을 알 수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는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더욱 커진다. 20대에서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8.9%이지만 50·60대는 32%, 31.4%로 높게 나타났다.

◇가구는 디자인이 중요해 = 경남도민은 1년간 평균 2.8개의 가구(거실·침실·주방·서재·자녀방, 전자제품 포함)를 구매하고 약 107만 원가량을 지출한다.

가구를 구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디자인(21.7%)으로, 가격(20.2%), 용도(15.4%)를 앞서고 있다. 패션·의류 잡화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높지 않은 가정용 내구재임에도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등 삶의 가치 요소가 구매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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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상은 세대 간의 구매 결정 요인을 비교해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20·30대에서 가구 구매 시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각각 24.2%와 22.3%로 나타났지만, 50·60대는 22.4%, 13.9%로 보다 낮게 나타났다.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0·30대는 19.6%, 18.1%이지만, 50·60대는 21.1%, 21.3%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매 결정 요인을 비교해보면 젊은 세대들은 주관적 가치 중심의 구매를 하며, 중장년층은 실용성 중심의 소비성향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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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구매 행태 중 지역별 구입 경로를 살펴보면 지역별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대형마트나 가구전문점에서 가구를 구매하는 비율이 높지만, 진주지역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다고 응답한 소비자의 비율이 24.8%로 다른 지역(창원·김해·거제 13%대)보다 높았다. 이는 진주시의 지리적 특성상 백화점이나 가구전문점이 적고 도시의 연계성이 떨어져 인접 지역으로 쇼핑 제한이 따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상윤(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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