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지부장 면직처분무효소송 "힘겨운 싸움 끝까지 함께할 것"

한때 130명에 이르던 경남대 노동조합이 현재는 조합원 2명만 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2명이 노동조합을 계속 지키는 이유가 있다.

2005년 창립한 지금의 민주노총 대학본부 경남대학교지부는 2013년 11월 사상 첫 파업을 했다. 임금 인상 폭에서 노조-학교 간 견해차가 있었고, 노조는 경남지노위 조정안을 거부하며 조합원 116명 가운데 10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4명 찬성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4일간 파업 이후 임금협상은 마무리됐지만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하며 한 달 만에 30명으로 줄었다.

당시 노조 활동을 했던 관계자는 "2013년 11월 파업 당시에는 조합원들이 정말 똘똘 뭉쳤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이후 학교에서 노조 와해작업을 했다. 개별적으로 조합원 가족에게 전화도 하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남대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실망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5월에는 조합원 7명 가운데 5명이 탈퇴, 남은 2명이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현 지부장은 자신의 의사와 달리 6년째 필리핀 어학원에 파견돼 있어, 김미숙(50) 사무국장만이 노조를 지키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노조 창립 직후 직원 대부분 노조에 가입했을 때는 몇 안 되는 비조합원이었다. 파업 때에야 가입한 후 지금은 노조를 홀로 지키고 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파업을 주도했던 김모(48) 전 부지부장이 이후 면직처분됐다. 이에 전 부지부장이 지난해 4월 학교를 상대로 면직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가 도와야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혼자 힘겹게 싸우게 할 수는 없었다."

이 소송은 내달 5일 판결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김 전 부지부장은 "혹시 패소하더라도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 사무국장 역시 뜻을 함께하고 있다. "애초부터 소송이 끝나려면 3~4년 정도 생각했다. 그때까지는 버틸 작정이다."

홀로 조합을 꾸리고 있는 김 사무국장은 상의할 일이 있으면 다른 대학 지부를 찾는 것으로 대신한다. 하지만 위축되는 마음은 전혀 없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내 주변에 '조합 탈퇴' 얘기를 하고 다닌다. 나한테 직접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은근히 배짱이 있다. 그런 용기 없으면 남아있지도 않았다."

김 사무국장은 노조 부활에 대한 희망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사회적으로 노동법 문제 등이 산재해 있지 않나. 우리 목줄을 죄면 언젠가는 다시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면직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김 전 부지부장은 "파업 이후에도 조합을 탈퇴하지 않자 학교 관계자가 '학교에서 사직서를 받아오라는데, 일단 제출만 해놓아라. 절대 수리하지는 않겠다'고 해서, 개인 사정을 담은 사직서에 도장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 '절대 수리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있었기에 부당 면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남대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책임이 무거우니까 자신이 징계를 면할 목적으로 먼저 사직서를 써서 제출했다. 시간을 달라고 해서 1년간 유예한 후 면직처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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