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증상없이 찾아오는 백혈병, 표적치료제로 완치 가능성 '기대'

골수증식종양이란 골수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가로 발생하는 혈액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의 분류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골수증식성질환이라 불렀다. 골수증식성질환은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만성골수성백혈병, 진성적혈구증가증, 진성혈소판증가증, 일차골수섬유증이 이에 해당하며 각 질환은 검사상 구별되는 특징적인 양상을 보인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건강 검진을 통해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임상적으로 뚜렷한 증상이 없이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복통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가 상승하면서 이차적인 혈관 폐색이 일어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병이 진행할 경우 열이 지속되거나 체중감소, 골관절통, 출혈, 감염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치료하지 않고 지낼 경우 급성 백혈병으로 100% 전환된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산소운반 기능을 담당하는 적혈구 수의 증가를 통해 발견되는데 간혹 심장질환이나 폐질환 등 다른 병으로 인해 적혈구 증가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추가 정밀검사를 통해 감별 진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골수섬유증에서는 빈혈이 발생하거나, 비장이 골수 기능을 대신해 조혈작용을 하면서 비장 비대가 발생하기도 한다.

질병의 경과가 길며 백혈병으로의 이환이 적은 진성혈소판증가증,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에서 일차 치료 목표는 혈전 및 출혈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다.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나이와 혈전 병력 등을 고려해 고위험군을 나누고 적극적인 수치조절을 위한 약물을 투여하거나 아스피린과 사혈을 진행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해마다 350~4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며 적절히 진단될 경우 일반적으로 현재 개발된 2, 3세대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정상수명을 유지하고 나아가 완치 가능성을 기대하는 질환이다. 골수증식종양 진단을 위해서는 일차적인 혈액검사를 시행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 이상이 관찰될 경우 골수검사를 받을 수 있고 도말 검사와 조직검사를 통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그 외에 골수를 채취해 세포 유전학 검사, 분자 유전학 검사, 염색체 검사, 세포 면역 검사 등이 함께 시행되므로 보다 정밀한 진단 분류가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치료약제 결정 및 예후 예측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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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분자 유전학 검사 도입과 더불어 골수증식종양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현재도 백혈병으로의 전환에 이바지하는 여러 유전자 변이들이 밝혀지고 있어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일상 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환자 자신과 가족 모두 삶의 질의 보전이 더욱 주요한 치료의 목표임을 인식하고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추적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여경아(창원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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