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또래 수많은 아들딸에게 희망되길"…서민의 딸, 출세 욕심없어, 지친 사람들 위로됐으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양산에서 특별한 정치활동 경력이 없는 평범한 20대 여성이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해마다 각종 선거에서 여성 정치인 기근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19일 현재 경남에서 68명의 총선 예비후보 등록자 중 양산에서만 2명의 여성 후보가 등록했다.

양산시 삼호동에 사는 우민지(25)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양산시 프레스센터에서 4·13 총선 양산시 선거구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양산 서창초교와 개운중, 효암고를 나와 2012년 가나안농군학교를 수료한 우 예비후보는 8년간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사회경험이 없다.

이날 우 예비후보는 "4~5년 전부터 언젠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TV 등을 통해 이미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부정한 처신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하는 것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다잡아왔다"며 출마 소감을 밝혔다.

19일 4·13 총선 양산 선거구 출마 의사를 밝힌 무소속 우민지 예비후보. /김중걸 기자

그는 "연중 휴일이 없는 조그마한 식당에서 7년 넘도록 부모님과 함께 중노동에 맞먹는 힘든 일을 하면서 새벽엔 영어학원, 낮엔 도서관, 또 밤늦게는 체육관을 뛰어다녔다"며 "얼마 안 되지만 돈도 조금씩 모아 이제 노동의 가치를 좀 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문상도 수년째 잘 다녀 '조문 특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며 "단순히 나이만 보고 '너무 어리다'고 판단하지 마라"고 말했다.

우 예비후보는 "100여 년 전의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며 "제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아마 성냥을 팔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동안 아껴 모아둔 성냥 몇 개를 켜 이 시대 힘들어 지친 사람과 손이라도 좀 같이 쬈으면 하는 바람이지, 혼자 출세하려는 욕심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또 이렇게 자란 서민의 딸인 제가 만약 이번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제 또래 수많은 아들딸에게도 큰 희망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우 예비후보는 공약과 정치적 성향에 대해 최종 후보 등록마감 직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김정희(57·양산 늘푸른요양원장) 후보가 지난해 12월 15일 도내 첫 여성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남지역은 여성 예비후보자 등록이 지금까지 2명에 그쳐 야권과 무소속 등에서 여성 정치인의 후보 등록이 요구되고 있다.

경남은 지난 15대 총선 때 전체 133명 중 여성 후보는 3명에 그쳤으며 16대에는 한 명도 없었다.

17대 2명(74명 중), 18대 6명(78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지난 19대 때에 다시 1명으로 떨어지는 등 여성 정치인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 여성의 현실정치 진입 장벽을 낮추려면 더 많은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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