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어려운 전통시장, 대형유통업체 할인 공세에 한숨…중기청도 해법 고심

유통업계가 설 대목을 맞아 일제히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 나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미리 예약하면 10~50%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반면 전통시장은 과일, 제육, 건어물 등 설 선물세트가 있음에도 이렇다 할 마케팅 없이 손님이 제 발로 찾아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시장 측은 개별 점포가 다수인데다 60·70대 상인이 많은 전통시장 특성상 설 명절 공동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은 20일까지 선물세트를 5~20% 싼 가격에 준비해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월 6일까지 설 상품권 패키지 1만 3000세트를 한정 판매한다. 구매 금액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가 덧붙여졌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예약판매 기간 내 구매 시 최대 41% 싸게 준다. 대형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설 명절 상품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할인 폭이 큰 사전 예약 상품을 확대하고 주요 인기 상품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 공세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창원시 마산 어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에서 판매하는 물건은 정확한 단가가 있는 게 아니어서 몇 % 할인한다고 홍보하는 게 어렵다. 모든 이벤트와 행사는 상인들의 참여가 중요한데 1000명이나 되는 상인과 합의가 쉽지 않다"며 전통시장의 한계를 짚었다. 가음정시장 상인회 역시 전통시장의 설 예약 할인 판매에 회의적이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신문삽지 형태로 홍보를 하려고 해도 반짝 효과에 그친다는 것을 알기에 상인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전통시장은 접근성이 중요하고 점포별 단골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대형마트와 같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마케팅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오는 25일부터 2월 7일까지 전국 300개 시장을 대상으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준비 중이다. 일정 기간(18일부터 2월 4일까지 예정) 온누리 상품권 할인 폭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대형 유통업체처럼 사전 주문 시스템이 될 수 없다. 자금이 풍부하지 못해 물량을 선점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설 선물보다 제수 판매에 주력해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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