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이러니 안 반하나…손 사고 딛고 9개월 만에 무대로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에 이렇게 공연을 하니 심장이 '득시득시(홍콩 무술영화에서 배우가 동작을 할 때마다 나는 효과음)' 합니다."

지난 연말 진주 동성동에 있는 다원이라는 바에서 조금은 감동적인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인디록 뮤지션 바나나(김성림·38)의 단독공연이었습니다.

바나나는 지난 2013년 <동네사람>에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홍대에서 활동하다가 고향인 진주에 기반을 잡고 활동하는 음악가입니다.

인디음악인들이 대부분 그렇듯, 음악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틈틈이 목수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었지요.

▲ 지난 연말 진주 동성동 다원에서 부활을 알린 인디록뮤지션 바나나.

지난해 초에도 바나나는 전국을 다니며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3월에 사고를 당합니다. 목재를 자르는 전기톱에 오른손을 심하게 다친 거지요.

기타를 치는 록뮤지션에게는 치명적인 사고였습니다.

"오전에 다쳤는데 오후 8시로 수술 일정이 잡혔어요. 응급조치를 받고 나서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안 좋은 생각들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손가락 몇 개가 감각을 잃었지만 다행히 손 자체는 크게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손 저림과 통증 같은 후유증이 계속됐습니다.

그래도 바나나는 틈틈이 기타를 잡았습니다. 나름 필사적인 재활훈련이었지요.

그러면서도 삶과 음악과 위트에 대한 올곧은 성품 덕분에, 바나나는 웃음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 해의 마지막 순간에 부활을 알리는 무대를 마련한 거지요.

"2015년이 가기 전에 제가 아직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공연 내내 그도 관객도 즐거웠습니다. 바나나는 이전의 '득시득시'한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바나나는 지금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새로운 바나나의 음악을 구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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