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 상남동 '느와르(Noir)'

검정색 바탕으로 된 상호가 세련된 느낌이다. 'Noir'. '검정색'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단어만 적혀 있다.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떤 곳인지 잘 모른다. 창원 상남동 '느와르(Noir)'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2014년 6월에 문을 열었다. 프랑스 음식과 함께 먹는 와인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작은 공간이지만, 와인만큼은 많은 이들이 접하지 못한 좋은 술을 찾고 또 찾아서 와인바를 만들었다. 그 덕에 단골손님은 대부분 와인을 마시러 오는 이들이다. 집에 있는 와인을 가져와서 와인과 어울리는 프랑스 요리를 해달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유경재(29) 대표는 서울 청담동 '루카 511', 서래마을 '라 싸브어', 신촌 '남베101' 등에서 5∼6년간 일하며 프랑스 요리를 배웠다. 여러 레스토랑에서 '프렌치 파인 다이닝(French fine dining)' 요리를 했던 유 대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스타 셰프와 일한 경험도 있다. '프렌치 파인 다이닝'은 프랑스 음식을 기반으로 한 코스요리다. 왜 여러 요리 중 프랑스 요리를 하고 싶었을까. 유 대표는 "프랑스 요리의 기본은 와인이다. 음식과 와인을 매칭하는 일이 어렵지만 재밌다"고 말했다. 음식과 와인은 둘 다 끝이 없기에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작은 가게에 와인 30여 종을 구비해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파스타에 피클을 먹듯이, 치킨에 맥주를 마시듯이,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것처럼 와인도 그렇다는 것.

▲ 카르파치오와 와인

식전 빵을 올리브유에 찍어먹고, 카르파치오, 오리고기를 기다렸다. 카르파치오는 1+ 한우를 살짝 익혀서 샐러드와 함께 먹을 수 있게 나왔다. 텃밭에서 직접 기른 루콜라 채소에 15년산 발사믹, 바질로 만든 오일, 그라노 파다노 치즈 등이 들었다. 채소가 수북해보이지만, 들춰보니 소고기도 제법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고기로 속이 채워진다. 단맛이 강한 15년산 발사믹과 드레싱이 어우러졌다. 프랑스 비스트로 요리에 빠지지 않는다는 오리 다리 요리도 상에 올랐다. 농축된 오리기름으로 재워둔 오리다리는 60∼65도 온도에서 12시간 천천히 익혀서 만든다. 저온에서 오래 구워야 오리만의 풍미가 생긴다고. 육즙이 덜 빠지게 하는 '콩피(confit)' 요리다. 제법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미리 소량만 준비해 둬서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할 수도 있는 요리다. 오리뿐만 아니라 삼겹살, 닭 요리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삼겹살은 24시간, 닭도 48시간 동안 익히는 요리를 하고 있다. 오리다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오리다리 밑에 리조토는 씹히는 식감이 남달랐다. 5가지 보리로 만들었다는 밥이 무척 쫄깃쫄깃했다. 식사에 어울리는 '히더앤용 영 카베르네 쇼비뇽' 와인도 곁들여졌다. 가볍지 않고 입맛을 북돋우면서 육류의 느끼함을 보완해줬다.

▶오리다리 요리.

식사를 마치자 바닐라빈, 피스타치오 크림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계란 노른자와 생크림을 넣어 기계로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 라스베리 퓨레가 맨 아래쪽에 깔려서 상큼했고, 맨 위에는 흙모양의 초코 소일(초코 부스러기)이 뿌려져서 모양을 돋보이게 했다.

유 대표는 "창원에서 맛보기 어려운 다양한 프랑스 음식을 알리고 싶다. 음식과 어울리는 특색 있는 와인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와인 30여 종을 구비해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유경재 대표.

<메뉴 및 위치>

◇메뉴 △1+ 한우 카르파치오, 15년산 발사믹, 루콜라 샐러드 1만 5000원 △생 모차렐라, 가지, 엔초비와 오레가노 향의 베르두레 오일 파스타 1만 5000원 △12시간 마리네이드 한 오리다리를 오리 기름에 익힌 콩피 요리, 보리를 이용한 리조토, 트러플 오일 2만 4000원 △런치 A 2만 3000원 △런치 B 3만 8000원.

◇위치: 창원시 성산구 마디미로 38번길 11 네스트빌딩 1층(상남동 25).

◇전화: 055-282-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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