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으로 본 2016 경남 문화예술 (하)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올해 지역색을 강화하고 생활 예술 확대에 힘쓴다. 지난해보다 예산을 증액해 전국 타 기관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다.

도내 문화예술을 이끄는 대표 기관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경남도에서 직접 추진하지 못하는 각종 문화예술사업을 위탁(출연)해 벌이고 있다. 또 자체 사업을 개발해 도내 문화예술인을 지원한다. 도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역할이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2016년도 세입·세출예산서'에 따르면 올해 약 178억 3000만 원으로 살림을 산다. 지난해 예산 약 173억 3000만 원보다 5억 원가량 늘어났다. 세출안을 살펴보면 기본 경비를 제외한 사업 운영비는 약 155억 9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자체 사업에 약 11억 3000만 원, 위탁 사업에 약 144억 5000만 원을 투입한다.

경남 특화 사업에 주력

주민이 주도해 마을 문화를 만드는 '문화우물사업'이 커진다. 예산은 총 2억 50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5000만 원 늘어났다. 2014년에 처음 시행한 문화우물사업은 그해 13개 마을, 2015년 31개 마을이 선정되어 주민 스스로 문화 역량을 끌어올렸다. 마을은 단위 축제를 전국 상품화했고 소득도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문화우물사업을 도내 대표 지역문화사업으로 만들려고 올해 40개 마을의 우물을 퍼낸다는 계획이다.

'무지개다리사업'은 홍보에 주력한다. 결혼이주여성과 귀농인, 미혼모, 장애인 등 소수계층 대상 문화활동지원사업인 무지개다리사업에 1억 3000만 원을 들인다. 올해 국비를 지원받아 지난해 예산 2000만 원보다 예산이 많이 증가했다.

무지개다리사업으로 문화 동호회를 만든 결혼이주여성 등 모습.

김종민 담당자는 "사업을 알리고 소통하는 도민 기자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무지개다리사업 대상자가 문화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 인식도 깨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망한 신진작가에게 작업공간 등을 지원하는 '경남예술창작센터(산청군 생초면)'는 올해 도비로만 예산 1억 2000만 원이 배정됐다. 그동안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기금과 레지던스 사업비를 보태 운영했는데 올해는 도비로 전액 지원됐다.

이에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기금으로 자체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하지만 경남예술창작센터 운영 규모가 전국 타지역과 비교해 10분의 1 정도 되는 수준에 그쳐 앞으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문화우물사업을 펼친 함안 괴항마을 '무진정 문화서당'.

문화기반·생활예술 주목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올해 예산을 살펴보면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 대부분이 생활 예술에 집중됐다.

먼저 '지역문화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1억 원이 투입된다. 지난해보다 7500만 원 늘어났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영남권 유일 전문인력 양성기관이다. 지난해 총 59명이 이수했고 이 가운데 30명이 실습비를 지원받거나 인턴십을 했다.

하춘근 문화정책부장은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해졌다. 전국 양성기관 5곳 가운데 경남은 대구를 포함해 영남권을 아우른다"며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남생활문화예술제'가 처음 선보인다. 예산 2500만 원을 들여 생활예술 동호회 중심 축제를 연다.

문화콘텐츠 분야도 새로운 사업이 생겨났다.

'경남 콘스타 프로젝트(예산 3500만 원)'로 융복합 콘텐츠(애니메이션, 뮤지컬 등)개발 사업이다. 도민의 아이디어를 심사해 사업화까지 돕는다.

공공성을 지닌 '기능성 게임 제작지원'도 펼친다. 의료·교육처럼 공적인 성격이 강한 게임을 제작한다. 예산 2000만 원을 투입해 도내 문화콘텐츠 창작기반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신진작가에게 작업공간 등을 지원하는 '경남예술창작센터'.

공연장상주단체·예술강사지원 타격

'예술강사·국악예술강사 지원'이 축소된다. 특히 예술강사는 국비로 지원되던 강사 선발비와 평가운영비가 전액 삭감돼 지난해보다 예산이 3억 원가량 줄었다.

국악예술강사지원사업도 운영경비 등이 줄면서 지난해보다 3억 8000만 원 감소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교육부 예산이 줄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경남은 학교 1000여 곳 가운데 600여 곳에서 예술강사가 수업을 하고 있다.

공연 단체와 문예기관이 짝을 맞춰 시민에게 매달 공연을 벌이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도 예산이 1억 4000만 원 정도 줄어들었다.

신희재 문화사업부장은 "올해부터 세종시가 공연장상주단체육성 사업을 벌여 국비에 반영됐다. 전체 파이가 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부장은 "올해 사업 내용이 달라진다. 지원금이 공연 단체가 아니라 문예기관에 배정된다. 공연장 중심으로 사업이 펼쳐진다"고 했다.

영상물 제작 지원사업 분야는 지역색이 진해진다.

'로케이션 촬영지원'이 올해 1000만 원으로 제한됐다. 지난해에 비해 5500만 원 줄었다. 대신 '경남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은 지난해보다 예산이 소폭 증가했다. 2014년 5000만 원, 2015년 6500만 원, 2016년 7000만 원이 배정됐다.

박희영 담당자는 "상업 영화사가 경남에서 촬영을 하면 인센티브 명목으로 경비를 지원했었다. 올해는 이 부분이 없어진다. 대부분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을 하고 지난 2년간 기대했던 것만큼 사업 효과(관광객)가 나지 않았다"며 "대신 독립영화 지원을 다양성 영화상영회와 묶어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경남 영화사, 도내 감독 중심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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