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 현장 방문, 수자원보호구역 해제 강조, 해양관광 인프라 조성 독려

"민간 전문가를 영입해 TF팀을 보강하세요. 팀원이 전부 공무원이면 일이 안 돼요."

마산로봇랜드 TF팀 구성원 보고를 받은 안상수 창원시장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목소리에는 날이 서 있었다. 마산로봇랜드 현장 사무실(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7일 새해 첫 사업 현장 방문은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었다.

감리 담당자가 로봇랜드 공사 진행 과정을 보고했다. 안 시장이 발표를 끊고 세부 내용을 물었다. 공사 진행 상황을 먼저 보고하고 행정 부문 보고는 따로 준비돼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시장은 당장 발표자를 교체하도록 했다.

국도 5호선에서 테마파크 진입로, 테마파크에서 전시시설, 숙박시설을 거쳐 컨벤션센터 계획 보고가 이어졌다. 안 시장은 면적과 건축 규모, 사업 비용 등을 거듭 확인했다. 안 시장이 다시 질문했다.

"옥녀봉과 쇠섬 사이 케이블카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안상수 창원시장이 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산로봇랜드 조성 현장을 찾아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창원시

"환경부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바뀐 만큼 다시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하겠습니다."

"테마파크로는 부족합니다. 케이블카 운영이 필수입니다. 로봇랜드가 주변 바다를 활용할 수 있나요? 이 사업에서 핵심은 바다예요. 바다가 수자원보호구역으로 계속 묶여서 아무것도 못하면 로봇랜드 사업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케이블카', '수자원보호구역 해제'. 이번 현장 방문에서 두 가지 핵심 주제였다. 사업 보고가 끝나자 안 시장은 이 두 가지 주문사항을 거듭 강조했다. 테마파크에 쏟는 힘과 수자원보호구역 해제에 쏟는 힘을 같은 비중으로 접근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남도, 창원시와 협조해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라고 요구했다.

안 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곳은 결국 산속 공원이 아니라 로봇랜드가 품은 다채로운 바다"라고 말했다.

취임 때부터 안 시장에게 부담이 됐던 대형 사업이었다. 안 시장은 로봇랜드, 특히 테마파크 수익성을 늘 의심했다. 더군다나 민간 사업자 투자비 보전 문제로 경남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여러모로 불편한 사업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안 시장은 의욕적이었다. 몇 가지 전제를 깔았지만 사업 성공도 낙관했다. 투자비 보전 문제가 정리됐고, 특히 서울랜드가 테마파크 운영 주체로 참여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안 시장은 "로봇랜드 담당 TF팀을 제2부시장이 맡도록 했다"며 "사업 진행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마파크와 바다 자원을 잘 연계할 수 있다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관광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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