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는 지난해 시립예술단 사무국장 공개채용을 시작으로 11월에는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 박태영 씨를 선임했다. 이어 12월에는 창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에 김주현 씨, 창원시립무용단에 노현식 씨를 각각 선임함에 따라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예술단의 지휘자와 안무자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창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김주현 씨의 선임일 것이다.

김 지휘자의 이력을 간단히 살펴보면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이탈리아 페스카라 주립 음악원에서 지휘 디플롬을 취득했다. 이후 로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극장 피아니스트로 활동했으며, 정명훈 지휘자의 추천으로 국립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수습지휘자로 활동했다. 귀국 후 그는 오페라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최근까지 국립오페라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시립합창단 지휘자의 선임요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립합창단 지휘경력 유무인데,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지휘자의 선임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이러한 김 지휘자의 이력 특성상 합창단보다 교향악단이 더 잘 어울리는 지휘자가 선임되었다는 일부 음악인의 우려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김해시립합창단 경우를 살펴보면 대구오페라하우스 지휘자를 지낸 박지운 씨를 상임지휘자에 선임하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바 있다.

박 지휘자 또한 경북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작곡, 합창 지휘를 공부했다. 귀국 후 2009년까지 대구시립오페라단 지휘자 겸 음악기획을 역임했고 2012년 4월에는 국립오페라단 50주년 라보엠(지휘 정명훈) 부지휘자로 오페라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일조했다. 박 지휘자 또한 합창단 연주에 비해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많은 활동을 해오던 인물이다.

이처럼 합창단 지휘자 경력이 이전 관례에서 벗어나 다양해지는 것은 합창음악이라는 한정적인 카테고리를 넘어서 시민들에게 좀 더 폭넓은 문화적 향유를 제공하려는 각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립예술단체 활동은 단순히 그들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문화 예술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시립예술단 상임지휘자의 영향력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지역 음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전 시립합창단 지휘자와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는 김주현 지휘자의 출현은 지역 합창계에 새로운 바람의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상수 시장은 상임지휘자와 안무자를 임명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공연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며 동시에 최상의 공연 콘텐츠 무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예향의 도시 창원'의 문화예술 갈증을 해갈하는 데 이바지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는 지역 시민들의 바람이자 지역 예술인들, 음악인들이 시립예술단에 바라는 기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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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 새로운 얼굴의 시립예술단 지휘자들의 활동을 통해 시립합창단과 시립예술단, 더불어 지역 합창계, 나아가 지역 음악계, 예술계에 신선한 새 바람을 불러오기를 기대한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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