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루 동안 220여 건 올라, 채권단 RG 발급거부 파산위기…노동자들, 박 대통령에게 호소

"응급환자를 병원이 서로 떠넘기다 결국 숨지게 했다는 뉴스가 떠오릅니다. 채권은행 간 알력, 관련 정부기관의 무관심과 무책임은 현재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우리 회사 상황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근로자와 가족들의 절규를 청와대마저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흑자 기업이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최근 채권단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거부로 파산 위기에 놓인 사천 SPP조선 노동자들이 청와대 자유게시판을 '습격'했다.

SPP조선 노동자들은 지난 28일 하루 동안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SPP조선을 살려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날 자유게시판에 등록된 글 370여 건 중에서 SPP조선 관련 글이 무려 220여 건에 달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은 하루 평균 100여 건의 글이 등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PP조선 노동자들이 청와대 자유게시판을 급습한 것은 채권단과 관련해 정부기관만을 상대해서는 더 이상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고, 청와대만이 SPP조선에 대한 채권단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열쇠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흑자 조선소를 정리, 청산함으로써 가족을 포함해 1만여 명의 건전한 일터를 앗아가고 지역 경제를 붕괴시키는 현 상황은 대통령께서 강조하시는 일자리 창출 정책에 명백히 역행하는 것"이라며 "국정 운영 기조인 '경제부흥(창조경제, 민생경제)', '국민행복(맞춤형 고용복지, 사회통합)'에 반하는 것이며, 부당하게 거리로 내몰린 국민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서 "흑자회사 흑자선박 RG 발급 부결의 부당함에 대한 민원을 청와대, 금융감독원, 감사원,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기관에 제기했지만, 10여 곳 정부기관 중 제대로 된 답변을 준 곳은 지역 관계기관뿐이다. 중앙부처는 '소관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이관했다'는 말뿐이거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SPP조선은 이미 생산과 인력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완료했고, 혁신활동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도 갖췄기 때문에 흑자 조선소(영업이익률 10%)로 탈바꿈했다. 이제 수주만 재개하면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경쟁력 있는 조선소를 죽이려는 처사를 정부는 왜 무책임하게 보고만 있는 겁니까"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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