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폭언 논란에 휩싸인 몽고식품 김만식(76) 명예회장이 직을 내려놓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정인뿐만 아니라 전·현직 여러 직원이 비슷한 수모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한 사람에게만 사과할 문제인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몽고식품은 자사 홈페이지에 지난 23일 자 대표이사(김현승)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몽고식품은 '피해 당사자분에게는 반드시 명예회장이 직접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이와 함께 사태를 책임지고 명예회장직에서도 사퇴하겠습니다'면서 '특히 피해 당사자분에게도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몽고식품(주)은 앞으로 책임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몽고식품 측은 이번 일을 폭로한 전직 운전사 ㄱ 씨에게 '회장님께 보고 드렸습니다. 회장님께서 직접 사과를 하시겠다고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ㄱ 씨는 "그 이후로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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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씨는 24일 오전 "김만식 회장이 자기 성격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나는 '어르신,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끝내려 했다"며 "사과를 한다기에 바로 조치를 취할 줄 알았는데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다. 기업이 그렇듯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 아닌가 싶다. 우려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ㄱ 씨는 "나뿐만 아니라 몽고식품에서 일했던 이들 대부분 김 회장으로부터 수모를 겪었다. 피해자는 수천 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전 직원 ㄴ 씨 역시 김 회장으로부터 수시로 맞았다는 증언을 했는데, "그래도 병원 갈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ㄱ 씨에 비하면 그나마 덜한 것을 위안으로 삼는 눈치였다.

또한 김 회장은 소속 직원들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기이한 행동을 줄곧 해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ㄱ 씨는 "한 예로 대형마트에서 대게를 그 자리에 찌라고 해 놓고는 그냥 가 버린다. 제가 대게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쌍욕을 하면서 '저거들 ×먹도록 놔둬라'고 했다"며 "그 외에도 물건 샀다가 반품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전했다.

또한 술자리에서 흥에 취해 주변 테이블 계산까지 약속하고도 몇 달 동안 이를 갚지 않았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몽고식품이 밝힌 대로 김 명예회장이 ㄱ 씨에게만 사과하고 끝낼 수 있는 문제인지, 김 회장 이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회장 휴대전화는 현재 꺼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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