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저체온증

저체온이란 체온(심부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추운 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발병하게 되는데, 저체온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질환이나 병태가 동반되어 있을 경우 크게 춥지 않은 환경에서도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체온이 32~34도 밑으로 떨어지면 중등증, 28~30도 밑으로 떨어지면 중증 저체온증이라고 한다.

경증의 저체온증 상태가 되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떨림과 청색증이다. 털 세움근이 수축하여 피부가 닭살처럼 변하고, 기면 상태로 진행되어 자꾸 졸음이 몰려오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며 발음도 부정확하게 된다. 중등도의 저체온증 상태에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느려지고 의식 상태가 나빠져 혼수상태가 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성냥팔이 소녀가 환각을 본 시기가 이 시점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중증의 저체온증 상태가 되면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부정맥 및 심정지가 일어나고,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을 잃는다. 이런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음주상태, 당뇨병, 고령자, 유아, 외상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더 쉽게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화나 TV 등에서 저체온증을 방지하기 위해 음주를 하는 경우가 간혹 나오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람도 저체온증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니 절대 따라하지 말아야 한다.

젖은 옷은 마른 옷에 비해서 5배나 빨리 체온을 빼앗아 간다. 물은 공기에 비해 25배나 빨리 체온을 빼앗기 때문에 수온 15도에서의 생존 가능 시간은 4.5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수온이 0도라면 인간은 2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1.jpg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빠른 시간 안에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다. 사실 저체온증 환자에게 병원 외에서 해줄 수 있는 치료는 많지 않다.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혀 주고 따뜻한 담요로 더 이상 체온 소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대부분의 저체온증은 빠르게 치료할 경우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회복된다. /김명우(창원병원 응급실 과장)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