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메세나협회, 정부 인증 첫해 결산

'문화예술지원 사업계획은 사전 계획수립을 통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까?','기업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활용하는 문화경영 활동이 중요해지는 외적 요인은 무엇입니까?' (문항 3번, 10번)

'수혜 받는 문화예술 지원의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입니까', '수혜 예술단체와 결연기업과의 상호 동반자 관계가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문항 2번, 4번)

(사)경남메세나협회(회장 최재호)가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 성과·만족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세나 결연을 한 기업과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설문조사를 벌였다. 다음 달 결과가 나오면 매년 하반기 결연식 때 만나 손을 맞잡는 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소통하는지 알 수 있다. 2007년 메세나 결연 사업을 시작하고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조사다.

올해 경남메세나협회가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로 인증을 받으며 기존에 해오지 못했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월 5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린 기업사랑 음악회 모습, /경남메세나협회

◇정부 인증받은 유일한 지역 단체

경남메세나협회는 지역 단체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로 인증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부터 민간 문화예술 후원자, 예술인 또는 예술단체 간 문화예술 후원활동을 매개하거나 촉진·지원하는 업무를 펼치는 단체 가운데 우수한 곳을 뽑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시행된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로 제도를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3개 단체(경남메세나협회,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한국메세나협회)를 선정했다. 3년 동안 기업과 예술단체 간 사업추진, 후원활동 등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인증 단체 중 지역 단체는 경남메세나협회뿐이다. 2014년 기준 회원사 수 216개·지원 누적액 100억 원 돌파, 중소기업 중심 문화예술 후원 등이 높이 평가됐다. 최재호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인증식에서 "경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메세나 활동을 펼친 덕분이다"며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아 문화예술 매개활동에 앞장서겠다"고 올해 각오를 다졌다.

경남메세나협회는 정부가 지원한 예산 5000만 원으로 새로운 사업을 계획했다. △기업 예술지원 사례집 발간 △예술단체 모니터링·연구보고서 발간 △기업사랑 음악회 △메세나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로 확정하고 최근 5개월간 쉴 새 없이 진행했다.

김종덕(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재호 회장이 지난 3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인증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메세나협회

◇주제별 굵직한 사업 4개 벌여

이르면 다음 달 결과가 나오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 사업 성과·만족도 조사는 예술단체 모니터링·연구보고서 발간 사업 일부다.

그동안 기업 입장에서는 예술단체에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데 아쉬움이 있었다. 경남메세나협회를 통해 예산만 전달할 뿐 단체와의 소통이나 문화경영 활용은 활발하지 못했다. 이는 예술단체도 마찬가지다. 단체는 동반자로서 동등한 위치에 서지 못했다. 경남메세나협회도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기업과 문화예술의 동행을 객관화하지 못한 점이었다.

석수근 경남메세나협회 본부장은 "메세나 결연 기업과 예술단체를 먼저 파악해야 메세나 사업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9년간 이어온 결연사업의 성과를 수치화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연구보고서는 전문기관에 위탁했고 내년 1월 발간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기업 예술지원 사례집 발간은 회원사를 위한 사업이다. 19개 단체를 선정해 여러 활동을 책으로 묶는다. 올해 경남메세나대상을 받은 광득종합건설, 메세나인상을 수상한 유전공업 등 활동도 볼 수 있다.

지역민에게 큰 호응을 받은 사업은 지난달 5일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열린 기업사랑 음악회였다. 최고 기량을 갖춘 예술인이 무대에 올라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경남메세나필하모닉오케스트라(GMPO·지휘 김인호)의 연주는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4월 창단해 실내악에서 체임버 앙상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문가들이 현재 경남메세나협회를 짚는 토론회도 지난 10월 28일 창원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이병훈(창원대 문화테크노학과) 교수는 대기업 참여가 저조한 점을 지적하고 메세나가 문화예술 형태로 대기업과 지역주민의 소통에 앞장설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 대표로 참여했던 김찬모 (주)부경 대표이사는 경남도 차원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상우 경남발전연구원 박사는 목적별 지원사업·메세나 지원대상 확대 등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인증 2년 차, 새로운 디딤돌이다"

한동진 경남메세나협회 전무는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전문가 의견을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협회 강점은 살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고 했다.

경남메세나협회가 지역 단체 중 유일하게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로 인증을 받은 이유는 3년 연속 기업·예술단체 결연 100개 팀 달성, 올해 예술 후원금 20여억 원 돌파와 같은 꾸준한 성장 덕이다.

하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한 전무는 "중소기업 후원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참여도 필요하다. 또 제조업 중심 메세나 회원사 강점은 살리되 의료, 관광, 백화점처럼 서비스 산업 참여를 유도해 문화마케팅 효과를 직접적이고 단기간에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메세나협회는 서울·대기업 중심의 한국메세나협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역 메세나의 길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창단한 (사)제주메세나협회도 경남 사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석수근 본부장은 "경남메세나협회 자생력과 경쟁력이 곧 전국 메세나의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경남메세나협회는 매칭에 사용해야 할 2016년도 고정적인 예산 외에 정부로부터 약 5000만 원, 경남도 6억 원, 창원시 1억 원 등을 지원받는다. 올해처럼 자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디딤돌이 다시 만들어졌다.

2007년 창립해 민간단체로서 문화예술인을 지원해 온 경남메세나협회, 이제는 지역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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