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왔을 뿐 밥먹고 웃고 자고 똑같아요…'이제 같은 한국사람이다' 생각하면 한국 다문화사회 미래엔 아무 문제가 없겠죠?

저는 중국에서 온 결혼이민여성 조수린(32·창원시 마산회원구)이라고 합니다. 한국 온 지 6년5개월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왔을 때 말도 많이 통하지 않고 음식도 입맛에 안 맞았지만 한 1년이 지난 후에는 거의 적응이 잘 됐습니다. 지금 저는 6살 아들하고 남편하고 세 명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6년 넘은 한국 생활과 20여 년을 산 고향 생활을 비교하면 오히려 한국에서의 6년이 더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2009년에 왔는데 우리 집 근처의 다문화지원센터가 2008년도에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 온 후에 바로 이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매우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센터가 생기기 전에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에 처음에 왔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통 결혼이민자는 부부 연령이 평균 6살부터 15살까지 차이가 있습니다. 문화차이 등으로 문제가 많이 생기죠.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는 역할을 엄마가 대부분을 담당합니다. 왜냐하면, 한국문화에는 아직도 남자는 밖에서 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한다는 관념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결혼이민자들이 힘든 부분입니다. 처음에는 적응도 빨리해야 하고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것도 처음이고 많이 몰랐을 때 옆에 누가 좀 많이 도와주면 좋겠는데 문화차이 때문에 거의 혼자 다 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지금 한국은 열 가정 중에 한 가정은 다문화가정입니다. 그러니 한국 사회도 결혼이민여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남편들도 외국 아내를 선택한 순간부터 아내를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 잘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 결혼 이민자들은 국적도 한국 국적으로 바꾸고 한국 아이를 낳았고 죽을 때까지 이 땅에 살아야 할 한국 사람입니다. 외국에서 온 사람이지만, 그냥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을 뿐. 웃을 때도 똑같고 밥 먹는 것도 똑같고 잠자는 것도 똑같고. 이렇게 생각하시면 한국 다문화사회 미래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한국은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우리 결혼이민자한테 친정어머니 같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무료로 한국어 교실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기가 생긴 후에는 아기를 데리고 공부하러 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방문 선생님도 신청할 수 있어서 일주일 두 번씩 집으로 와서 한국어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아주 감동하고 또 감동을 했습니다. 저는 이 나라에 잘 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은 참 좋은 나라입니다. 아무래도 한국하고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저는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고 4급을 받았고, ITQ(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등 컴퓨터 자격증도 땄습니다. 한국의 아이들이 먹는 아동 요리도 배우고 다문화 이해 강사 과정도 수료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많이 이용하고 있는 운전면허증을 땄습니다. 지금은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있고 내년 4월에 고등학교 과정 시험을 칩니다. 지금 제일 열심히 하는 것은 관광안내통역사를 준비하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고 중요한 건 저는 열심히 배운 후에 중국 사람한테 한국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 결혼이민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습니다. 우리도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 사람답게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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