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통합된 지 5년이 지났다. 그간 반목과 갈등도 있었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가끔 미세한 진동은 있지만 통합의 갈등은 물밑으로 가라앉은 듯하다. 이즈음 통합창원시 2기가 출범하여 '더 큰 창원'을 슬로건으로 광역시 추진, 관광인프라 구축 등 온 행정력을 쏟으며 임기 중반을 향하고 있다.

부두 반수 이상이 창원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신항'은 현재 세계 5위 무역항으로서 22선석을 가동 중인 컨테이너 부두가 2020년까지 45선석 풀가동된다면 창원은 물류교역 항만도시로서 더 큰 창원의 입지를 굳힐 것이다. 더 나아가 내년 3월 기한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복합리조트 공모사업 최종사업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신항 연접 86만 평 진해글로벌테마파크까지 2020년 완공된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관광·경제 허브로서 창원시가 국제무대에 우뚝 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창원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국제도시에 걸맞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일 접하는 집 앞, 직장 오가는 길, 도심 자연과 어우러진 등산로와 쉼터의 편의·운동시설 등 주변 공원들을 잘 가꾸어 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다. 상하이 시민들은 같은 중국 사람이라도 베이징 사람이 이사 오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상하이인으로서 엄청난 자존감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창원시를 찾는 외국인이나 관광객에 감동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 곧 도시 인프라다. 조성도 중요하지만 유지관리가 잘되어 오래될수록 그 가치는 배가된다. 세계유수의 관광지에 구름처럼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모두 이런 것들이다.

셋째, 행정조직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양질의 조직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도시의 품격을 유지하면서 휴식·휴양, 여가공간을 확보하여 시민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일 것이다. 도시의 확장과 더불어 시민 삶의 질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급증하는 공원·녹지·산림 업무가 창원시 조직에서 사라지고 이들 업무를 수산과에 가서 보게 된다면 시민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며 그 업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하던 구성원들의 업무 열의는 여전할까?

창원시 통합 5년이 막 지난 이 시점 1년에 한 번꼴로 조직개편이 있었다. 매 개편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는 도시민 삶의 질과 밀접한 공원·산림부서 축소였고, 신도시 조성 및 유입으로 업무수요는 급증하나 조직은 매년 칼질되어오다 금년 말이면 아예 조직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조직체계도 그 도시의 위상이고 품격이며 시민의 자존심이다. 더 큰 창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창원시는 전국 최고의 공원·녹지도시로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고 도시조경의 롤모델로 학계와 연구기관은 물론 전국 각 관서에서도 관심도가 높은 곳이다. 녹지가 풍부하기에 살기 좋은 도시로, 한번 살아보고픈 도시로, 전 국민적 부러움을 사는 도시로 정착하게 되었다. 도시의 얼굴이자 도시의 품격을 만들어가는 부서가 없어진다면 시민의 자존감도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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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로, 관광 명품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창원, 이 꿈틀거림의 백그라운드는 반듯한 도시조경과 풍부한 공원녹지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더 큰 창원을 구현한다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 종사자가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행정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아울러 웅비의 창원이 세계 속의 아름다운 녹색도시로 가는 빤히 보이는 길에 차벽을 쌓아 멈추게 하는 자충수는 두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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