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돋보기]밀양 부북면 행복미래마을 조성사업

밀양시 부북면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평밭마을과 위양마을은 밀양의 진산 화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그런 마을에 아픔이 찾아왔다.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양에 765㎸ 송전탑 공사가 시작됐다. 그 착공은 순조롭지 못했다.

공사 진행은 그 후로 진척이 없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공사 중단과 재개를 11차례 반복하다 2013년 10월 공사를 다시 시작해 2014년 9월 완공하기까지 부북면에서 겪은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투쟁을 멈춘 사람과 아직도 진행형인 사람들 간에 다친 마음과 단절된 마을을 잇고자 부북면은 2015년 한 해 동안 765㎸ 경과지 행복미래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주민 6000명을 넘지 않는 부북면에서 행복미래마을을 조성하고자 노력한 많은 일 중 세 가지가 독특했다.

먼저 '을미년 부북면 신년인사회 765㎸ 경과지 마을 어르신 초대'다. 부북면은 청년회 주최로 매년 기관단체장이 모인 가운데 설날 전후 신년인사회를 한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다르게 좀 더 의미 있는 인사회가 됐다. 765㎸ 5개 마을 어르신들을 초대해 인사를 드리는 시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송전탑 경과지 마을 어르신을 초대해 열린 부북면 신년인사회.

기관단체장 위주의 인사회에서 765㎸ 경과지 어르신 위주로 전환해 추진했다. 지난 2월 13일 어르신 11명을 특별 초대해 덕담을 나누며 닫힌 마음을 열었던 일을 시작으로 행복미래마을 조성을 위한 실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두 번째로 '면장 마실 오는 날' 운영이다. 지난 3월부터 많은 아픔을 간직한 위양마을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9회를 운영했다. 이 시책은 765㎸ 경과지 마을의 아픈 상처가 아물도록 해 예전보다 더 나은 정과 화합이 넘치는 마을을 조성하고자 시작했다.

'면장 마실 오는 날'은 면장이 직접 마을을 방문해 동향파악, 건의사항 청취, 시정과 면정 홍보, 행정 정보 제공 등을 위해 시행했다.

아홉 차례 운영하는 동안 위양지 돌무덤제거, 위양마을 상수도 집수정 교체 등 19건의 주민건의 사항 중 15건을 완료해 높은 해결률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면민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소통 면정을 구현했다는 평을 면민들로부터 듣고 있다.

면장이 첫 마실을 다녀온 위양마을 권영길 이장은 "현장행정으로 면민에게 직접 다가가 면민의 눈과 마음이 되어 소통하고 공감하는 위민행정을 실현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부북면은 내년에도 계속 '면장 마실 오는 날'을 활성화해 면장이 직접 현장에서 해답을 찾는데 역점을 두고 추진할 방침이다.

세 번째 '이팝꽃 필 무렵 작은 콘서트' 개최다. 위양마을에 있는 위양못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5월에는 이팝꽃이 만발해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곳으로 사진애호가들의 주무대로 각광받고 있다.

면사무소는 경과지 마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위양못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5월에 작은 콘서트를 열기로 기획했다. 이곳에서 4회에 걸쳐 〈여보게 위양 못 마실 가세〉라는 공연을 극단 메들리(대표 김은민)가 개최하고 있었다.

한 식당에서 열린 면장 마실 오는 날 모습.

〈여보게 위양 못 마실 가세〉 공연 역사는 2012년 4월 문화예술인들이 행복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었다. 그러던 중 부북면에서 765㎸ 경과지 화합과 단합을 위해 기획한 '이팝꽃 필 무렵 작은 콘서트'와 시기와 취지가 맞아 제5회 행사는 함께 문을 열었다.

이로 말미암아 예술인들의 순수한 마음과 부북면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져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아름다운 위양지의 5월을 즐김으로써 성과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면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참여 인원이 800여 명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했고, 765㎸ 경과지 마을 주민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추억을 선사했다.

순수 예술을 지향하는 극단 메들리와 면 행정의 만남은 지역 주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평을 받았고, 이에 고무돼 지금 한창 내년 행사를 기획 중이다.

박옥희 면장은 "지속적인 현장행정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소통하고 있다"라면서 "면민이 무엇을 원하고 행정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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