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에 역정·넋두리성 답변, 의장 허락없이 발언 지속

안상수 창원시장이 의회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안 시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동수(새누리당·가 선거구) 의원의 추궁성 질문에 역정을 냈다. 이어 10일 열린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는 넋두리성 답변이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질의 답변 시간이 지났음에도 의장 허락을 받지 않고 발언을 이어가 원성을 들었다.

안 시장은 김동수 의원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5월 도지사에게 승인 요청한 공문에 창원일반산단 조성사업 환경영향 평가 협의 내용 어느 곳에도 '무논'으로 보존하라는 협의 내용이 없고, 지난 2011년 수립된 주남저수지 종합관리계획에 창원일반산단과 경계에서 250m를 무논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창원시가 무논 조성을 이유로 대산웰컴산업단지 계획을 반려해 지역 주민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현재 시는 주남저수지를 세계적인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주민 수익, 창원시 이익 그리고 아시아에서 제일 큰 습지인 주남저수지 생태 보전을 동시에 이루려는 복안을 내놨다"면서 "생태공원이 들어서면 주민에게 상업시설에서 영업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 주민 생존권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2011년 백 몇십억 원을 들여 하겠다는 무논 매입도 안 되는데 생태공원이 가능하냐"고 따져 묻자 안 시장은 "과거에 못한 것을 앞으로 못할 거다 하지 말고 꿈을 가져야죠. 시민 이익, 주민 이익, 생태 보전까지 다 좋은 방안을 내놨는데, 이런 꿈에 도움은 안 주고 발목만 잡아서 되겠느냐"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곧장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연초 사업자와 맺은 웰컴산단 조성 협약은 어찌할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안 시장은 "앞으로 주남저수지 보호 범위에서 벗어나 대산 내 다른 지역에 산단을 한다면 타당성 조사 후 해드릴 것"이라며 "웰컴산단은 특히 환경청에서 무논이 돼서 안 된다는 의견 제시를 분명히 밝혔는데 무슨 재주로 할 수 있나. 낙동강청서 무논으로 하라는 권고가 있지 않은가"하고 덧붙였다. 질의 시간이 끝날쯤 생태공원 조성 전 전문가, 공무원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여는 데 구두로 합의하고 격론 끝에 마무리했다.

안 시장은 송순호(무소속·카 선거구) 의원이 시민대동제, 세스페데스 공원 등과 관련해 질의했을 때는 자신의 역사관을 드러냈다.

안 시장은 "이은상 선생이 글을 쓸 때 독재를 찬양해서 대역무도한 짓을 한 것처럼 아는데 삼엄한 유신 시기에 문인에게 글 좀 쓰라고 군부가 총칼을 들이댈 때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그 결과가 찬양이라고 얼마나 죄가 될지 모르나 모든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또한 "친일인명사전은 일부 진보세력이 만든 것으로 국가가 만든 게 아니니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은상이 진보에서 말하는 친독재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무수한 작품과 고향 사랑 곡까지 묻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역사학계 연구 성과를 부정하고, 친독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 같은 안 시장 태도는 지난해 7월 시장 취임 이후 창원도시철도 건설, 새 야구장 등 지역 내 굵직한 갈등 사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창원광역시, 첨단 산업-문화 관광 활성화 등 미래 비전 등을 제시하는 등 2년 차 시정 운영에 상당한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원의 질의에 시장이 한 답변 치고는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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