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 도전하는 사람들 (7) 거제

거제는 김해와 함께 경남에서도 정치적 특질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으로 대표되는 조선업계 노동자 수가 많아 진보·노동정치 세력도 건재하다.

외지 유입 인구가 많아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가진 사람이나 지역 현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다. 정파를 떠난 의외의 선거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김한표(현 새누리당) 후보가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당선한 것이 그 예다.

내년 총선에는 이 같은 정치적 특질이 더욱 복잡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요인으로는 조선산업 불황에 따른 지역경제 초토화 조짐과 김영삼 전 대통령 재평가 후폭풍이 꼽힌다. 조선산업 회생을 등한시한 새누리당 심판론과 YS가 남긴 정신적 가치인 '민주주의 회복'이 맞물리면 결과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 거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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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표 의원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이 외 새누리당 계열에서는 모두 5명이 총선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범준(47) 부산시 서울본부장, 진성진(55) 변호사, 설대우(49) 중앙대 약대 교수, 양병민(57) 전 한국노총 부위원장, 염용하(50) 용하한의원 원장 등이다.

'정치 신인'인 김 본부장은 토착민이 많이 사는 장승포동 출신이다. 새누리당 부대변인과 웨스턴워싱턴대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권민호 시장 후보 홍보특보를 맡았다. 진 변호사와 설 교수, 양 전 부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이때 진 변호사가 '친박' 후광을 등에 업고 공천을 따냈으나 의외의 복병 김한표 후보에게 '낙선 유탄'을 맞았다. 진 변호사는 이번이 그 상처를 치유할 기회다. 설 교수와 양 전 부위원장도 진 변호사와 '리턴 매치'에 나설 채비다. 설 교수는 학자 출신이 지닌 높은 도덕성, 깨끗함, 참신함 등 이미지를 무기로 신뢰감 있는 정치를, 양 전 부위원장은 새누리당 약점인 노동자 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표의 확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염 원장은 지난 3일 출마 선언으로 이들보다 일찌감치 총선 진용을 갖췄다. 새누리당 도당 부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원칙과 기준이 확실하고 시민 의견을 경청하는 습관이 밴 자신이야말로 조선산업 위기 극복과 거제 부흥 불씨를 살릴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다.

야권과 진보성향 무소속 진영에서는 변광용(49) 새정치민주연합 거제지역위원장과 장운(60) 전 참여정부 인수위 자문위원, 김한주(47) 변호사, 이세종(59) 전 민주노동당 거제시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 3당 총선 후보 단일화 경쟁을 함께했었다. 이때 김 변호사가 단일 후보로 선정돼 한나라당 진성진, 무소속 김한표 후보와 본선에서 숨 막히는 경쟁을 펼쳤다. 비록 김 의원에게 2만 표 차로 패했으나 진 후보를 1000표 이상 따돌려 2위를 해 지역 내 진보·노동정치세력에 큰 희망을 안겼다. 현재 정치지형상 야권 단일화는 요원해 보이지만 이들 야권 출마예정자는 저마다 위치에서 자신이 거제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적임자임을 알릴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외 김해연(49) 전 경남도의원이 불명예 퇴진 멍에를 벗고자 새 출발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 파문 등을 이유로 지난 19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윤영(60) 전 의원의 재기와 YS 서거 이후 김현철(56)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부소장의 무소속(또는 새정치민주연합) 출마설이 지역 정서와 상관없이 중앙 정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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