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자연은 어떠한 존재인가. 무차별한 개발우선논리에 희생당해 온 자연환경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입장을 표명해 왔던가. 기억의 저편에서 떠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우문들이 다시금 뇌리에 맴도는 건 국도 25호선을 둘러싼 창원시와 창원대 그리고 <경남도민일보>의 ‘논란’을 보면서 부터다.
시의 균형발전과 예산절감을 위해서 창원대 뒤를 통과하는 노선이 가장 낫다는 창원시, 교육연구권 훼손과 환경오염을 이유로 창원시 안을 강력히 반대하다가 ‘이상기류’를 보이는 창원대, 우회도로에 관한 기사를 연일 보도함으로써 창원대 교수회의 사과문 게재 요구를 받고 있는 경남도민일보. <경남도민일보>의 보도내용에는 국도 25호선의 조건부 수용 대가인 창원대의 요구사항이 상세하게 담겨져 있다. 아직 독립기반을 확실히 갖추지 못한 후발 국립대인 창원대로서는 시가 약속했던 재정지원이 지지부진하자 내심 불안했을 것이다. 무엇 때문에 시의회가 재정지원을 거부했는지 원인파악에 나섰을 것이고 그 원인 중 하나가 국도 25호선이라는 사실에 조건부 수용안을 검토했을 것이다. 물론 창원대 교수회.학생회에서는 이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대학본부에서 은밀히 추진했다면 그 내막에 대해 알기 힘들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기획연구처장이 보도 내용으로 인해 우회도로 대책위원장 직에서 사퇴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
또한 우회도로에 대해 말이 나온 지 벌써 6년째인데도 불구하고 창원대에서는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왠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동안 뭘 하고 있었기에 방안검토에만 6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단 말인가.
아직 늦지 않았다. 창원시가 국도 25호선 개설계획이 4월에 종료되어 3월말까지 구간 계획을 확정지어야 한다고 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대학 내부의 의견을 확정지어 조속히 협의에 나서야 한다. 현 창원시장이 ‘창원대와의 협의없이는 우회도로 노선안을 확정짓지 않겠다’고 밝힌 약속이 ‘공염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창원대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수회.학생회의 주장처럼 <경남도민일보>의 기사가 거짓이라면 확실한 대처를 통해 창원대의 입장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환경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자산이다. 우회도로에 대한 창원시.창원대의 슬기로운 해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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