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탄원서명운동 기자회견…채권단 선수금환급보증 촉구 "선박 수주하고도 건조 못해"

사천 중견 조선기업 노동자들이 채권단의 선수금환급보증 거부로 파산 위기에 몰리자 탄원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회사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SPP조선 노동자로 구성된 근로자위원회가 1일 오후 2시 사천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분의 소중한 서명 하나가 SPP조선을 살릴 수 있다. 앞으로도 사천시민 여러분과 함께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SPP살리기 탄원서명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채권단(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이 알 수 없는 잣대로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한 흑자(2015년 3분기 영업이익 744억 원) 조선소인 SPP조선을 해체하려 한다"며 "흑자기업은 죽이고, 적자 기업은 살리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서 "아직도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지역의 STX조선해양, 성동조선, 대우조선해양은 정부와 채권단 추가지원을 통해 계속 가동한다고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추가 지원금 약 4조 2000억 원, STX조선해양 추가 지원금 미정(수천억 원 예상, 현재 8조 원의 채무 보유), 성동조선 추가 지원금 약 420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사천 SPP조선 노동자들이 1일 오후 2시 사천시청에서 회사 살리기 탄원서명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명호 기자

또 "SPP조선은 추가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선수금환급보증(RG)이라는 선박건조에 반드시 필요한 보증을 서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이것은 선박만 건조해 제때 인도하면 아무 부담도 없는 것"이라며 "RG를 부결시킨 이유가 무엇인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만약 RG발급이 부결된다면 SPP조선은 사천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1만여 명의 근로자와 가족은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이라며 "사천지역 상권과 운수업 매출하락,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사천지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채권단은 지금이라도 RG를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SPP조선소 신인석(조달팀 부장) 근로자위원장은 "호주에서 2척, 그리스에서 4척 등 모두 6척을 해외 선사로부터 수주했는데 채권단이 선수금환급보증을 거부하는 바람에 선박건조를 못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흑자를 보이는 중견기업을 죽이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감사원은 채권단의 SPP조선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거부와 관련해 적정성 여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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