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1000억 사업비 확보·터 매입' 과제로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천 바다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드디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사천시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삼천포대교공원 수상무대에서 사천바다케이블카 기공식을 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2009년 이후 6년 만이고, 도시관리계획(궤도) 결정 고시가 있었던 2012년 12월 이후 4년 만이다.

사업비 증가, 착공시기 지연, 노선변경, 역사 추가 설치 등 우여곡절을 겪은 바다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와 타 지자체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바다케이블카, 시작과 현재 = 남해바다를 건너는 '바다케이블카'는 김수영 전 시장 재임시절이던 2009년 말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시민 대부분은 정만규 전 시장이 시작한 것으로 본다.

삼천포해양케이블카 설치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정 전 시장이 지난 2010년 7월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2010년 발주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지수가 1.03으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온데다 2011년 3월 경남도의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에서 '적정' 평가를 받으면서 급물살을 탔다.

사천 바다케이블카 실사 조감도. /사천시

또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삭도설치가 가능하도록 공원계획 변경승인에 이어 경남도 모자이크 사업으로 선정되고 사천시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가면서 당장에라도 바다케이블카가 운행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선 6기 송도근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 타당성과 안전성이 화두가 되면서 바다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1년 가까이 풍동실험을 했고, 상부정류장 위치도 변경했다. 이 때문에 시민과 시의원들로부터 케이블카 사업을 하지 않으려고 '시간 끌기' 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어떤 사업인가? = 시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바다케이블카는 삼천포항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초양섬에서 각산까지 2.43㎞ 구간에 삭도를 설치하는 것이다.

삭도형식은 자동순환 2선식(BI-cable Gondola)이며, 50대 차량(캐빈) 운행능력을 갖춘다. 차량 1대당 간격은 186m다. 탑승장은 대방에 두고 초양섬을 거쳐 각산까지 왕복한다. 이동속도는 최대 6m/초, 상시 운행속도는 4∼5m/초이며 시간당 수송인원은 1200명이다. 주행시간은 왕복 15분으로 상황에 따라 20분 정도 설정된다.

2017년 말까지 준공하고 2018년 1월 상업적 시설운영에 들어간다는 게 기본 목표다. 총 6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데, 기계비 280억 원(고정비)에 300억 원 안팎의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한가? = 바다케이블카의 풍동실험 용역을 맡은 (주)티이솔루션이 풍하중 평가를 한 결과 설계풍속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10인승 캐빈이 초양도∼대방역사∼각산 봉수대를 왕복하는 것으로 가정하고서 CFD해석(전산유체역학), 풍동실험, 버페팅 응답해석 등 3가지를 수행했는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바다 위를 지나는 구간과 대방정류장, 각산 초입부는 바람의 세기가 30% 증가하고, 각산 중간부는 40%, 정상부는 6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케이블카 안전성 위협에는 미흡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케이블과 캐빈은 0.55m(캐빈 0.35m) 정도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케이블 탑승객으로서는 크게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각종 문제 해결됐나? = 사찰 상공 삭도 통과를 반대하던 대방사와의 마찰은 노선 변경으로 일단락됐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 위치를 기존 각산 정상부에서 각산 봉화대와 각산 산성 사이 지점으로 변경했다. 대방사와의 충돌은 피했으나 비용은 기존 계획보다 30억 원가량 증가하게 됐다.

바다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교통문제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대방동 수리조선소 이전, 해안관광로 확보 등 주장과 함께 삼천포대교에서 삼천포초교에 이르는 도로 확장 역시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3단계로 나눠 3.57㎞ 구간에 450억 원(보상비 232억 원, 공사비 218억 원)을 들여 기존 도로 폭을 최대 25m로 넓히기로 했다.

◇과제는? = 사업비 확보와 사업부지 매입 문제가 걸림돌이다. 시가 예상하는 공사금액은 600억 원 정도이나 부대시설까지 포함하면 1000억 원을 훌쩍 넘을 태세다. 국·도비가 150억 원 지원된다 해도 시 재정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사업부지 매입 문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초양섬 일부 지주들은 시가 사업구역을 너무 넓게 설정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여전히 땅을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착공 이후 토지수용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고, 일부 지주들은 개인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어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마찰이 예견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