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 도전하는 사람들 (5) 김해

김해는 경남에서도 정치적 특질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지역구다. 새누리당이 장악한 도내 정치판도 속에 유일하다시피 야권이 선전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인 점에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히 서부산권 북구, 사상, 사하 등과 김해 갑을 묶어 '낙동강 벨트'라 일컬으며 큰 정치적 의미를 두고 있다. 김해 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민홍철(김해 갑), 김경수(김해 을), 문성근(부산 북·강서 을), 문재인(사상), 조경태(사하 을) 진용을 내세워 이 중 3명을 당선시켰다.

지난해 김해시장 선거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되면서 야당 도시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맹곤 시장이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내년 총선 판도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김해는 총선에서 시장도 뽑아야 하는 등 모두 3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이 탓에 그동안 총선 출마가 예상되던 일부 인사들이 시장 선거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해는 아울러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인구가 많은 김해 을 일부 지역을 갑으로 붙이는 선거구 획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야 후보 모두 이에 따른 유불리를 면밀히 계산해 총선에 대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안 그래도 복잡한 정치지형이 더욱 예측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해 갑 = 김해시장 재선거가 불러일으킨 소용돌이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역구가 됐다.

애초 민홍철(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재선 가도에 다수의 새누리 출마예정자가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점쳐졌다. 김문희(64)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김성우(56)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경남연합회장, 박영진(59)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이재규(63) VIP농장 대표, 조현(56) 인제대 교수, 홍태용(50) 새누리당 김해 갑 당협위원장 등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데 새정치의 총체적 인물난에 민 의원의 시장 출마설이 피어오르면서 전선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민 의원은 총선에 전념하겠다는 태도이나 지역 정가에서는 시장 출마 가능성도 크게 보고 있다. 새누리당 총선 출마예정 후보군 중에도 김성우 경남연합회장, 조현 교수 등이 자천타천 시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예비후보 등록 막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따라 총선 구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홍준표 도지사 무상급식 중단 반대 투쟁과 주민소환운동을 이끈 전진숙(52) 전 통합진보당 중앙위원, 최대환(53) 김해희망포럼 상임대표, 김국권(50) 전 경남도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해 을 = 김해시장 재선거 영향을 많이 받는 김해 갑보다 차분한 선거가 예상되나 선거구 획정에 따른 득실 계산이 복잡하다.

신도시 지역을 포함한데다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젊은 인구가 많아 야권이 약간 우세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데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이 양상이 옅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53) 의원 뒤를 이어 이만기(52) 인제대 교수가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 교수와 함께 황전원(52) 세월호 특별조사위원도 자천타천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교수는 전국과 지역을 막론하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 출연으로 쌓은 높은 인지도가 최대 강점이다. 반면 정치력에 의문을 품은 지역민의 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관건이다. 이 교수에 비해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황 특조위원이 어떤 전략으로 내부 경쟁에 맞설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경수(48) 경남도당 위원장이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로 '노무현 마지막 비서'에서 '정치인 김경수'로 거듭나려 한 각고의 노력이 빛을 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명희진(44) 전 도의원도 출마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 간 경쟁이 본선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이 밖에 허영조(44)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이천기(44) 전 경남도의원이 도내 진보정치 부활에 마중물이 될 채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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