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팀 참가…감독 부재 속 비전문가로 선발위원회 구성

전직 대표이사의 심판 매수 의혹에 이어 최근에는 현직 대표이사가 옵션 보너스를 주지 않으려 주전 외국인 공격수를 출전시키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정황까지 알려지면서 경남 FC를 둘러싼 각종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남 FC는 26일과 27일 양 일간에 걸쳐 '2015 경남 FC 도내 신인선수 선발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일단 취지는 좋다. 경남 구단은 도내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이번 대회를 통해 공정하게 우수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치근 대표도 보도자료를 통해 "전문가 위주로 선수선발위원회를 구성해 선수영입 작업을 공개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테스트 선수를 포함한 경남 FC,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동원과학기술대, 한국국제대, 창원문성대, 서남대 등 총 6개 팀이 출전한다. 이들은 팀당 하루에 한 경기씩 총 2경기씩을 치른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출발 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구단이 참가한다고 알렸던 내셔널리그 김해시청은 아예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김해시청 김귀화 감독은 "시즌 종료 후 휴가를 다녀와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고 생각해 출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선발 위원 구성도 그야말로 엉터리다.

선수 선발의 중책은 경남 FC 박치근 대표이사, 경남축구협회 김상석 회장, 이석재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경남 FC 이지섭 이사, 이명국 이사 등 5명이 맡았다.

김상석 회장은 축구협회를 이끌고 있지만 선수 출신은 아니고, 이석재 사무처장은 태권도인 출신이다. 또, 이지섭 이사는 도생활체육 축구연합회 총무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명국 이사는 축구 선수 출신이긴 하지만 현직 교사 신분이다.

이에 대해 한 축구인은 "그야말로 코미디다. 조기축구회 선수를 뽑는 것도 아니고 이런 분들이 어떻게 선수를 뽑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한탄했다.

한 대학 감독은 "도내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좋은 의도에 일단 참가는 했지만 심사위원의 면모를 보니 할 말이 없다"면서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려면 우리(전문축구인)도 몇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데 과연 저분들이 단 2경기를 보고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회 개최시기도 문제가 있다.

이번 대회에는 내년 시즌을 지휘할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박성화 감독을 해임한 경남 구단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오는 12월 1일 신임 감독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수 선발 권한을 가진 감독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도내 우수 자원을 영입하겠다는 좋은 의도로 봐주면 좋겠다"고 짧게 답했다

비상식적인 구단 운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경남 FC를 바라보는 도내 축구팬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