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도시자원화 못하는 근대문화유산 정책 비판…오늘 밤 11시 10분부터 방영

#10년째 방치된 검은 집에 숨은 놀라운 이야기. 80년 전 마산 최초의 전기회사, 일한와사의 사택이다. 내부 장식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저택은 왜 도시의 흉물이 되었을까.

#프로 야구를 중단시킨 검은 연기, 야구장 뒤편 낡은 집이 타면서 낸 비명이었다. 흉가로 방치될 뻔한 이 저택에는 천재 문인 임화와 지하련의 비극적 러브스토리가 깃들어 있다.

MBC경남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의 위태로운 현실을 고발하고 올바른 도시역사보전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오늘(26일) 밤 11시 10분부터 70분간 마련되는 다큐멘터리 <낡은 집>이 그것.(진주는 12월 3일 밤 11시 10분 방영)

도시발전 저해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낡은 집'을 오히려 도시재생 자원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 <낡은 집>은 개항 100년이 넘는 마산과 진해를 무대로 대한민국 모든 도시의 공통된 문제점을 도시의 민낯이 궁금한 '여행자 X'의 시선을 따라 찾아나선다.

창원시 산호동 화재가 났던 지하련의 집.

무관심에 방치된 대한민국의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본 뒤 '여행자 X'는 50년째 마을 만들기 사업을 이어가는 일본 가나자와를 찾아 180년 된 찻집과 200년 된 주택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여행자 X'는 겉모습보다 주민들의 표정에 스민 자부심을 보게 되고 관광객 유치보다는 주민생활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가나자와의 도시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다.

김현지 PD는 "도시의 역사가 곧 자원이 되는 시대이면서 하루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철거되는 시대에 도시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2년여에 걸쳐 취재했다"라며 "도시의 나이테와도 같은 낡은 집을 지키면서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주민들의 삶도 함께 보듬어 안는 길이 무엇일까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또 "수십 년을 도시에 뿌리박고 서 있는 낡은 집들은 박제된 유산이 되기보다 유치원, 도서관, 카페 등이 되어 다시 한 번 도시민의 삶 속에 녹아들 때 진정한 도심 재생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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