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유등축제 넘치거나 모자랐던 것…냉정하게 따져 개선점과 대안 찾아야

논어 선진편은 공자의 제자를 평가하는 글이 많다. 그중 한 대목을 인용하면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자장(子張) 자하(子夏)는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답했다. 자공이 또 "그럼 자장이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물었고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라고 답했다. 그 말에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나왔다. 어떤 일을 하면서 지나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나아 보이지만 실상은 모자란 것과 같이 중도(中道)를 벗어나긴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 전후로 벌어진 각종 논란을 보면서 이 말이 떠오른다.

유료화를 위해 축제장을 둘러싼 가림막은 안전과 축제장 안팎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진주교와 천수교까지 막은 것은 지나쳤다(過).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시민의 감정까지 헤아리지 못한 주최 측의 준비는 부족했다(不及).

특히 최근까지 이어진 일명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 논란 또한 과(過)하다. 강갑중 의원이 찍은 이 사진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페이스북에 오른 사진은 언론에 보도됐고, 유료화의 폐해를 한 장에 담은 '특종'이 됐다.

하지만 이 사진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사진을 현장에서 찍긴 했지만 할머니들에게 부탁해 재연(할머니가 포즈를 취하고 다시 찍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뜩이나 사진 때문에 불편해했던 쪽에서 벌떼같이 달려들었다.

이창희 시장까지 나서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사진의 사실 여부를 따졌고, 각종 단체의 규탄 집회가 이어졌다. 이름도 생소한 단체와 대표까지 나서서 시의원들을 규탄했다.

과(過)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됐다. 유료화 비난을 묻기 위한 물타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비난의 대상이 된 강 의원의 사진도 과(過)하긴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말처럼 의정 활동을 위해 찍었다면, 의정 활동 중에 이 사진을 예로 제시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특종 사진이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본인은 생각 못 한 치명적인 약점 때문이었다.

TV에서 상황을 재연할 때는 '재연'이라는 자막을 반드시 넣는다. 시청자들의 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도 강 의원은 그런 설명을 달지 않아 마치 현장에서 바로 찍은 것으로 착각하게 하였다. 일부 내용도 진위를 따질 소지가 있다.

이제 들끓었던 집회도 사그라졌다. 지난 23일진주시의회가 개회되면서 유료화 논란은 의회로 옮겨졌다.

지금부터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유료화 논란의 핵심이 사진인지 차단막인지, 왜 시민들이 그토록 불평불만을 쏟아냈는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개선점과 대안은 뭔지.

김종현.jpg
한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내년 축제를 어떻게 치를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

시장의 말처럼 대성공이었다면 모든 것을 포용하고 내년을 준비하자. 내년엔 시 지원금도 10억 원이나 줄어든다. 유료화 진짜 성패는 내년에 달렸기 때문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