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발달장애인 성 세미나'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 대안 제시

나이, 국적, 그 어떤 것도 사랑을 막을 수 없다. 당연히 '장애'가 있어도 사랑을 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사랑을 누릴 권리가 있다.

25일 오전 경남도의회 대회의장에서 발달장애인의 건강한 사랑을 위한 성 세미나 '우리의 사랑을 부탁해'가 열렸다. 세미나에 참석한 발표자들은 '성'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발달장애인도 하나의 주체라는 점을 설명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울 중구장애인복지관 정진옥 관장은 본능을 어떻게 통제하느냐는 것은 장애인·비장애인 구별 없이 누구나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달장애인 성과 관련한 사회적 통념을 언급하며 "장애인은 전통적으로 성을 피하고 비난하는 사회 속에서 비장애인보다 더 큰 불행을 겪어왔다. 동반자와 함께 혹은 혼자서 성으로부터 나오는 만족과 강화를 얻지 못할 정도로 불능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의 성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생식기 활동에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관장은 성과 사랑을 향한 갈망과 파트너 선택, 관계 유지에서 발생하는 노력과 불안함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달장애 성인의 인지적 제한성과 의존성으로 이들의 이성교제 욕구는 주변인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알게 됐더라도 주변인들이 당혹스러워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성교제에서 발달장애인을 개개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서울시립중랑청소년성문화센터 추국화 센터장은 장애인을 무성적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과 사회적 약자로서 폭력적인 성적 욕망의 대상화를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장애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대안으로 △성 표현 기회 △사적 개인공간 △원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 △용이한 대중매체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여가문화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추 센터장은 이어 "최근 장애인 성행동에 대한 인식 전환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때 우리 사회가 정한 성행동 규범과 적절한 표현방법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도와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주관한 전현숙(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은 "다문화 가족 지원이나 교육 대상이 결혼이주여성에서 사회 구성원 전체로 전환하는 것처럼 장애인의 '성'에 대한 논의에도 가족과 시민 모두 동참시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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