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학생 30여 명이 22일 국립3·15민주묘지에 모였다. 참배를 마친 그들은 "우리들도 알건 안다. 국정화 중단하라", "우리들도 국민이다. 국민의견 존중하라", "박근혜표 역사 교과서 학생들은 반대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청소년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문제의식을 갖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자발적으로 만든 '국정교과서 반대 경남청소년 네트워크' 첫 공식 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청소년들은 "국립3·15민주묘지가 민주화를 위해 싸운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곳이기에 이곳에서 출발한다"고 밝히고 마산역까지 걸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마산역에 도착한 학생들이 자유발언을 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대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청소년들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첫 장외집회가 마무리될 무렵 주변에서 지켜보던 '국정화 찬성파'의 반격이 시작됐다. "×××" 쌍욕하는 막말파, "너희 나와 한판 붙자"는 육체 행동파, "어린 놈들이 역사를 알면 얼마나 알아, 머리에 쇠똥도 안 벗겨진 것들이 공부하기 싫어서 데모하는 거 아니냐"라는 훈계파 등등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반격이었다. 다행히 어르신들의 거친 행동에도 아이들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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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한 중학생이 "유관순 누나는 16살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김주열 형님은 17살에 이승만 부정선거를 규탄했죠. 제가 15살에 다양한 역사를 배우고 싶은 것도 나이가 어려 안 되나요?"라고 기자에게 반문하자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4·19혁명 때는 초등학생도 시위에 참가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은 '나이 많은' 이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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