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시 마산합포구 '거북집'

시원한 생선국을 파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안도로 쪽 '거북집'을 찾았다. 건물 2층에 있는 가게에 들어서자 커다란 거북이 두 마리가 놓여 있다. 진짜 거북이처럼 생겨서 주인에게 물었더니 지인에게 선물 받은 박제품이란다. 가게 이름이 '거북집'이라서 거북이를 선물 받았다고 했다.

고개를 돌리자 '오늘의 메뉴'가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다. 호래기(꼴뚜기), 생선구이, 생선국, 멍게비빔밥, 생대구탕, 탱수탕 등이 추천 메뉴로 올랐다. 인근에 수협공판장이 있어서 새벽에 경매로 들어오는 싱싱한 생선을 살 수 있다. 그날 구입한 생선에 따라서 추천 메뉴가 달라진다.

생각보다 가게가 넓었다. 좌석 수를 물으니 100석 이상이라고 했다. 생대구탕과 물메기탕을 주문했다. 본 음식이 나오기 전 밑반찬이 상에 나왔다. 꽁치구이, 김치전, 도토리묵, 콩잎, 숙주나물, 무나물, 김장김치 등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졌다. 직접 만든 묵, 매콤한 김치전, 짭조름한 꽁치구이가 생선국을 먹기 전 충분히 제 몫을 한다.

생선국이 드디어 등장했다. 톳처럼 생긴 모재기(모자반)와 미나리가 생선을 가득 덮었다. 맑은 국물에 고춧가루 하나 들어 있지 않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먹어봤다. 정말 시원했다. 모재기와 미나리를 걷어내고 생대구와 물메기도 맛봤다. 살이 두툼한 생선살을 씹는 재미가 컸다. 무엇보다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술 마신 뒤 속을 달래기에 더없이 좋아 보였다.

국물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정영숙(53) 사장은 28년째 생선국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을 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국물 맛을 내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생선이다. 그는 "생선국에 특별한 비결이 없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면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생선만 싱싱하면 절로 맛이 난다. 새벽에 경매에서 사온 생선을 받아와서 음식을 만든다. 빛깔만 봐도 생선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소금이다. 싱싱한 생선만큼 중요한 것이 소금이라고 했다. 조미료나 다른 첨가물을 하나도 넣지 않아도 시원하고 깊은맛을 낼 수 있는 것은 좋은 소금 때문이라고. 도대체 어떤 소금일까. 소금 산지 농협을 통해서 질 좋은 소금을 구입해서 5∼6년간 간수를 빼고 나서야 음식 간을 맞추는 데 사용한다고 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계속 소금을 저장해두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용할 수 있기에 시골에 소금 저장고도 두고 있다고 했다. 간수를 뺀 소금은 쓴맛이 없이 단맛이 난다고.

세 번째는 해초 육수다. 다시마, 톳 등 해초를 가득 끓여낸 육수로 생선국의 시원한 맛을 더한다.

왜 '거북집'인지도 물었다. 옛 마산시청 앞에서 생선국집을 열려고 할 때 시청 직원 한 명이 '거북집'이라는 이름을 추천했다고. 예전에 어시장에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거북집'이라는 생선국집이 있었고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며 그 이름을 사용해보라고 권했다고 했다. 그래서 '거북집'으로 시청 앞에서 오랫동안 생선국집을 하다, 김해 율하, 창원 상남동으로 옮겼다가 다시 마산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이곳에서 가게를 운영한 지도 6년가량 됐다. 28년 생선국집을 하면서 15년 이상을 '거북집'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 남편도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고향이 마산 진전이다. 어렸을 때부터 진전 바닷가에 살면서 생선국을 먹으며 자랐다. 그래서 시원한 생선국을 파는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 생선국을 맛있게 드시고 가는 손님을 보면 기쁘다"고 전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생대구탕 1만 2000원 △물메기탕 1만 2000원 △멍게비빔밥 1만 5000원 △미더덕비빔밥 1만 5000원 △호래기 3만 원, 5만 원 △우럭(뽈락)구이 3만 원, 5만 원.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안대로 342(남성동 251-3).

◇전화: 055-24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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