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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버금상) 가림막은 축제의 가치를 가리는 장벽

경남도민일보 webmaster@idomin.com 입력 : 2015-11-20 15:53:53 금     노출 : 2015-11-20 15:54:00 금

나는 경남도민일보 10월 27일(화요일) <축제와 가림막>이라는 제목의 '발언대'를 보고 크게 공감했다. 남강 유등축제의 유료화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가림막에 의한 축제의 이미지와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이어서 나의 느낌과 거의 일치했다. 특히, 진주의 10월 축제는 본래 농사일 끝난 후의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대동제의 역할을 하고, 수많은 외지 사람들이 진주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빠져 돌아간다는 둘째 문단의 내용이 와 닿았다. 진주의 변두리 농촌에 사는 중학생인 나는 해마다 이 축제를 즐겨 왔고 또 진주를 자랑스럽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료화는 나름대로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가림막으로 축제를 망쳤다면 결국 유료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이유를 불문하고 유료화가 축제 자립화를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라는 대목처럼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자체는 나도 공감한다. 그런데 1만원이라는 금액이 좀 비싸다는 것보다는 가림막을 쳐서 유료 입장객과 무료 행인을 이분화한 것은 너무 유치한 발상이다. 우선 평소 언제나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남강을 막아 놓아 시야가 갑갑하고 꼭 무슨 차별받는 죄인이나 하층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을까. 입장료 수입에만 혈안이 된 축제라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아무도 못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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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유등축제 당시 가림막을 뜯고 축제를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 /경남도민일보DB

내가 남강에 유등 구경을 갔을 당시에 버스를 타고 갔는데 남강 위 다리를 지날 때나 버스에서 내려서 매표소까지 가는 동안에도 돈 내고 입장하지 않으면 진주의 상징인 남강은 가림막에 가려서 볼 수 없었다. 다른 지역에서 차를 가지고 온 방문객들도 돈 내고 안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남강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유등은 안 보고 남강만 보려는 행인의 자유와 권리는 어떻게 되지?' 이런 의문은 진주 시민과 외지인 누구나 품었을 것 같다.

게다가 가림막 안으로 들어갔을 때도 작년에 비해 특별히 새로운 모습은 없었다. 다른 게 있었다면 가림막과 입장하는 곳, 그리고 그곳을 지키는 경호원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또, 유등이 있는 곳과 야시장을 여는 곳이 따로 있어서 유등을 구경하다가 야시장으로 갔다가 다시 유등을 구경하러 오면 입장권을 다시 내고 하는 이러한 불편한 점도 있었다.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가림막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진주 남강을 원하고 가림막 아래 위로 축제를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서 야시장에서 정도 나누고 떠들기도 하는 그런 모습일 것이다.

축제는 누구나 즐기고 기념하고 하는 그런 축복과 행복의 장이어야 하는데, 가림막 하나로써 축제를 즐기는 사람과 즐기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고 소외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부터 축제의 시작이 잘못된 것 같다. 누군가는 가림막 위로 서로를 밟아 올라서 보고 가림막 밑으로 들춰서 보는 그런 사진이 SNS나 여러 포털사이트에 떠서 떠들썩했었는데 사진을 보며 사람들은 진주의 문화수준을 평가하곤 했다. 이러한 일들이 유료화를 실시한 올해부터 계속 반복될 것을 생각하면 진주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진주시민인 학생으로서 부끄러워진다. 우리 진주 시민들이 스스로 긍지를 가지고 참여하고 즐거워하지 않았던 이번 축제가 외지인에게 결코 축제다운 축제로 다가가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마을 사람들끼리 개천예술제 구경 가는 것이 일년 중의 큰 행사였다는 우리 마을 어른들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 청소년들까지 갑갑함과 거부감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축제라면 축제다운 축제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든 문제가 가림막으로 인해 생긴 것이고 가림막은 유료화 과정에서 무료로, 즉 공짜로 유등을 보는 불법 관람을 방지한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인데, 그렇게 목을 맨 재정 수입은 얼마나 올렸을까. 기사에 의하면 관람객 숫자가 작년보다 7분의 1로 크게 줄었고 관람객 숫자에 따른 경제유발효과도 작년보다 1300억 원이 줄었다고 한다. 유료화만이 축제의 재정 자립을 이끌어내는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길게 볼 때 점차 유료화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더라도 유료화를 통한 입장료 수입에만 목을 매지 말고, 금액도 좀더 생각해 보고 기업이나 지역 유지의 기부도 모색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림막 설치'라는 '자기 발등 자기가 찍는' 어리석은 수는 더 이상 내지 말아야 한다. 시민들이 진심으로 적극적으로 함께 직접 참여해서 만드는 우리 지역의 축제라야 전국화와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각계각층의 여론과 의견을 종합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며, 무엇보다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은영 반성중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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