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박종훈 교육감 비공개 회동서 합의…실무진 구성·급식감사 논란 등 질문에 말 아껴

경남도와 도교육청 간 막혔던 협상 물꼬가 틘 것일까.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처음 성사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1시간 30분 회동 결론은 단 한 줄로 전해졌다.

"급식비 지원에 관한 문제는 내일부터 실무진에서 본격적으로 협의하기로 한다."

양측이 내년도 학교 급식비 지원 협의를 재개키로 한 것이다. 박 교육감이 지난달 5일 "무상급식과 관련해 경남도와 모든 논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이후 처음 나온 변화다.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은 18일 오후 2시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만났다. 박 교육감 취임 이후 16개월 만에 이뤄진 첫 단독 회동이었다.

박 교육감은 지난달 협의 중단 선언과 함께 "홍 지사가 경남의 도지사로 있는 한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 도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경남형 급식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박 교육감은 이에 대해 "오늘 협의가 이뤄진 내용 이외에는 말씀 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오늘 만남을 통해 희망을 심었다고 본다"는 말로 회동 결과를 평가했다. 홍 지사는 회동 결과에 대해 "앞으로 협의를 해봐야 안 되겠느냐"고 짧게 말했다.

회동에 앞서 약속 시간 2분 전 홍 지사가 먼저 의장실에 도착했다. 취재진이 회동에 임하는 입장을 물었으나 홍 지사는 답하지 않았다. 대신 "도청 간부는 다 가라. 일하러. 내가 알아서 할 테니…"라고 지시했다.

정시에 맞춰 박 교육감이 도착하자 세 사람이 악수를 한 후 김윤근 도의회 의장이 "서로 속을 터 놓고 있는 이야기를 다 하셨으면 한다"며 자리를 비웠다. 이어 홍 지사가 취재진에게 자리를 비워 달라고 요청했다.

그로부터 3시 30분까지 회동이 이뤄졌다. 배석했던 윤인국 도 정책기획관과 손재경 교육청 홍보담당관도 5분도 안 돼 의장실에서 나왔다.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의 단독 면담이 시작됐다. 1시간 30분 동안 의장실은 시종일관 조용했다.

18일 오후 경남도의회 의장실에서 홍준표(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무상급식 문제를 논의하고자 만났다. 1시간 30분 정도 비공개로 단독 회동한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한 뒤 환하게 웃으며 도의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종료 10분 전 윤 기획관과 손 홍보관이 의장실로 불려 들어갔다. 5분 뒤 다시 나온 이들은 의장실 앞 로비에서 회동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제시한 단 한 줄이었다.

"실무진은 어떻게 구성되나?" "무상급식 감사나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나?"

취재진 질문이 계속됐지만 두 사람 이야기는 똑같았다. "말씀드린 협의문 외에는 설명할 게 없다."

이어 3시 30분께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이 의장실 밖으로 나왔다.

취재진이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고 묻자 홍 지사가 "급식 이야기했죠"라고 답했다. "어떻게 이야기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실무진 협의를 해봐야 안 되겠어요"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지사님, 우리가 언성이 좀 높았나요? 그렇지 않죠?"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고는, 취재진에게 "오늘 만남에서 희망을 심었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도의 급식 지원 거부나 경남형 급식 시스템 시도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취재진이 다시 물었다.

이에 박 교육감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오늘 협의한 내용 이외에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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