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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만 바라보다 문 닫기 일보 직전

[이슈진단] 위기의 조선산업 현장을 가다 (2)서서히 스며든 조선 불황, 속수무책 자영업자

이혜영 기자 lhy@idomin.com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거제 지역 경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라는 양대 산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특수성이 있다. 거제시는 관광도시라고 하지만 지역 상인들은 "관광 수익이 어떤 건지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견해다.

오롯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직원과 가족이 먹고 누리는 것이 지역 경제다. IMF 외환위기에도 끄떡없었다는 거제 자영업자들은 지금이 '최대 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중공업 인근 장평동 번화가는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재임대를 냈지만 대신할 사람이 없다. 권리금과 투자금을 손해 보고 내 놓은 임대료에도 찾는 이가 없어 어쩔 수 없어 가게를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옥포동 = 옥포1동 사람들은 "여기는 옛 번화가"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옥포2동이 번화가라고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몇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자영업자들도 몇 번 위기를 맞았다.

옥포동은 대우조선해양 점심때와 퇴근시간이면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서히 유동 인구가 줄면서 2000년대 초반 100명이 다녔다면 지금은 20명도 채 되질 않는다.

거제시 장평동 '삼성중공업 회식집'으로 각광받던 한 소고기집. 2013년 말 28개 테이블을 모두 채우고, 기다리던 또 다른 손님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루에 한 테이블 손님을 받지 못하는 날도 있다. /이혜영 기자

옥포1동에서 31년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임모 씨는 "대우조선해양 위기는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1000원 벌던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700원을 받게 되고 옥포·장승포 자영업자 수익도 300원 자연스레 떨어지게 된다. 위기감을 느낀 조선소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 비싼 임대료 내고 노후에 쓸 돈을 투자해 조선소 노동자들을 보고 가게를 운영하는 40·50대가 흔들린다. 대우조선해양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조선소를 없애면 거제 주민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같이 극복하며 상인들도 지치고 있다"고 말했다.

옥포2동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양모 씨도 호황기 화장품 가게가 우후죽순 들어서 포화상태지만 조선소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 씨는 "남편도 대우조선해양 사내 하청업체 정규직이다. 특근과 휴일근로가 없어진 지 오래고 통장에 입금되는 실수령액이 130만~140만 원을 왔다갔다한다. 학자금 지원이 무시 못하는 혜택이다. 몇 번의 월급 동결로 우리처럼 맞벌이하는 가정이 많다. 장사를 하면서도 나조차도 소비를 줄이고 있으니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해양플랜트사업 유치로 그 많던 외국인도 눈에 띄게 줄었다. 양 씨는 호황기 외국인 전용버(Bar)나 가게도 사라진 지 오래라고 덧붙였다.

◇장평동 = 실적부지에 빠진 삼성중공업이 임원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구조조정 대상자 수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근 장평동 자영업자들 체감하는 수는 절반 이상이다. 대부분 가게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30~50%까지 줄었다.

장평동 번화가 길목에 있는 치킨점 사장은 "우리 가게를 찾든 안 찾든 일단 퇴근시간 가게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절반 이상 줄었다. 예전에는 닭과 술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술값을 아끼려는 이들로 포장 주문이 많다. 닭 판매는 늘었지만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평동에서 330㎡(100평) 이상 규모로 '삼성중공업 회식집'으로 각광받던 한 소고기집은 하루에 한 테이블 손님을 받지 못하는 날도 있다. 최대 120명까지 수용 가능한 이 가게는 2013년 말만 해도 28개 테이블을 모두 채우고 기다리는 손님으로 한 번 더 회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연말 회식 예약이 한 건도 없다.

임모 사장은 "지금쯤 연말 회식 예약이 들어와야 하는데 문의 전화도 한 통 없다. 우리 고객은 삼성중공업 직원이 100%다. 매출은 작년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작년에도 재작년에 비하면 매출이 많이 급감했다고 걱정했는데 올해는 속수무책"이라며 헛웃음을 보였다.

장평동에서 10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김모 씨는 부인과 둘이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었다. 그는 지금이 10년 중 최악의 경기라고 말했다.

한 집 걸러 한 집은 재임대를 냈지만 가게를 넘겨받을 이를 찾지 못해 오늘도 영업 중이다.

배달 전문 치킨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불경기일수록 치킨, 피자와 같은 저렴한 배달 음식은 타격을 덜 받는다. 하지만 인근 소고기집, 그 건너 PC방, 2층 식당, 그 옆 횟집 등 한 집 건너 한 집은 권리금과 투자금을 손해 보고 재임대를 뒀다. 찾는 사장도 고객도 없다. 삼성중공업만 바라보고 영업하던 자영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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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055-278-1606

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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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8 2015-11-17 13:23:24    
전혀 공감 안감. 거제도 서비스관련 비용이 왜 비쌀까요? 지금도 다른곳과 비교해보면 알겁니다. 비쌀이유를 지역상인이 만들어 냈으니 망할 이유도 지역 상인이 만든겁니다.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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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2 2015-11-17 11:01:31    
조선소 호황일땐 "갑"질하던 식당 주인분들이 이제는 손님이 없다고 잉잉 거리시네요. 서비스라곤 개뿔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장사하시더니 손님 없으니 이제 좀 아쉬우실텐데, 지금이라도 서비스 향상에 노력해보세요. 불황이라고 회식 안하는거 아니고 밥 안먹는거 아닙니다.
18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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