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 합천 도라지 6차 산업화 스토리

합천에 도라지 열풍이 불고 있다. 그 선두에는 '합천도라지영농조합법인'이 있다.

합천도라지 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4년 농촌진흥청 6차산업 수익모델 시범공모사업으로 '합천도라지 커뮤니티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이 선정돼 2년간 10억 원의 사업비(국비 50%)를 지원받아 도라지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합천 5대 주력 작물 중 하나인 '합천산 도라지'의 건강한 재배, 가공, 유통(외식 및 직거래), 체험관광에 이르기까지 농업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고 도농교류 활성화로 농촌주민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도라지 재배조건·기원 = 합천은 물 빠짐이 좋아 도라지 재배에 적합한 마사토가 풍부해 토종 도라지 재배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심해 다년생 도라지 생육 환경이 가장 적합한 곳이다. 도라지는 도랒이라 줄여 부르기도 하며, 한자어로는 길경(桔梗)이라고 한다. 방언으로는 도래(도레)·돌가지라 부르기도 한다. 도라지 뿌리에는 당질·칼슘·철분이 많고 섬유질이 주요 성분을 이룬다.

도라지에 관한 기록들을 보면 18세기 중엽 <증보산림경제>에는 도라지에 양념을 발라서 굽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고, 19세기 말엽의 <시의전서>에도 도라지를 이용한 나물조리법이 설명돼 있다. 또한 조선시대 궁중연회에 쓰이는 화양적 등에도 도라지를 쓰고 있음을 <진연의궤>와 <진찬의궤> 등에서 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한 합천도라지영농조합법인의 도라지 진액고. /합천군

<증보산림경제>에는 이른 봄에 큰 도라지를 골라 쌀뜨물에 담가 껍질과 상한 것을 제거한 다음 물에 삶아 쓴맛을 빼고, 꿀을 섞어 약한 불에 졸였다가 말려서 먹는 도라지정과가 소개돼 있다.

식용으로서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도라지는 널리 사용됐다. 문헌기록 중 <향약집성방>에 처음 나타나는데 '맛이 맵고 온화하며 독이 약간 있다. 2∼8월에 뿌리를 캐며, 햇볕에 말린 것은 인후통을 잘 다스린다'고 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은 맵고 쓰며 약간 독이 있다. 허파·목·코·가슴의 병을 다스리고 벌레 독을 내린다'고 했다. 현재 민간처방에서 감기·기침·냉병·복통·부스럼·설사·산후병·부인병·불면증·인후카타르·편도선염·기관지염·월경통·이질·진해거담·위산과다·이뇨·보혈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전국 6차산업 가공상품 경진대회 합천도라지 농촌진흥청장상 수상 = 2015년 전국 6차산업 가공제품 경진대회에 출품한 '합천도라지영농조합법인' 진액고는 최상의 품질을 위해 도라지 농축액과 쌍화 농축액을 적절하게 배합한 가공식품이다. 또한 도라지 절편은 슬라이스를 해 만든 것으로, 인체에 좋은 올리고당을 사용해 당 절임을 한 것이 특징이다.

활력보는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바이알(병) 형태로 가공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으로 수출하더라도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포장 또한 프리미엄급으로 고급스럽게 디자인을 했으며, 품질은 물론 포장까지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위해 주력했다.

그 결과 합천도라지영농조합법인은 지난 10월 전라남도 나주에서 개최한 6차산업 전국 가공제품 경진대회에서 우수상과 시상금 100만 원을 받았으며, 시상금 전액을 지역인재 교육발전기금으로 기탁, 6차산업 경영체에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다.

합천군농업기술센터 박학수 주무관은 "정부기관과 민간, 중간지원조직 모두가 합심해 노력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라고 의미를 밝혔다.

◇6차 산업이 농촌을 살리는 대안 = 우리 농업은 안으로 농촌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고령화로, 밖으로는 전통적인 농축산물 강국인 미국, EU, 호주, 캐나다, 중국, 뉴질랜드 등과 FTA 타결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농간 소득격차는 더욱 심화·확대되고 있어 농가 소득 제고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합천이 해인사, 황매산, 합천호, 합천 영상테마파크, 가야산 국립공원 등 청정하고 수려한 천혜의 자연경관과 수많은 문화유산과 더불어 청정 합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수려한 합천에서 생산한 합천산 도라지를 이용한 1, 2, 3차 산업이 복합된 6차산업 가공품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살려야 한다.

◇지속적 관심과 사후관리가 과제 = 올해를 끝으로 2년간 농촌진흥청 보조금 지원이 끝난다. 건강한 합천산 도라지를 생산해 2차 가공품 생산과 판매, 3차 직거래 및 외식사업, 체험관광의 6차산업 가치사슬을 완성하기엔 다소 벅차게 느껴진다. 따라서 합천도라지영농조합법인의 자립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속적 예산지원과 사후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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