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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조선사 불황 장기화 땐 실업대란 우려

[이슈진단] 위기의 조선산업 현장을 가다 (1) 대규모 구조조정 직면한 노동자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경남 지역 조선사가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국내 3대 조선사 중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고, STX조선해양(창원), 신아SB(통영), SPP조선(사천) 등 중소형 조선사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경영난이 심화해 가동이 중단되거나 채권단 수중에 있다. 만약 조선사가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노동자의 고용 불안이 악화할 것이다. 이는 곧 조선업 위기이며 경남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불안한 현재, 더 불안한 미래 =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1500명을 감축했고 삼성중공업도 희망퇴직을 시행해 300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말 4조 원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해 급한 불은 껐지만, 애초 거론되던 300명에 이어 3000명 추가 감원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노조는 담담한 태도를 보이면서 "불안한 건 현재보다 미래"라고 말했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은 3년치 수주 물량은 확보돼 있어 당장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채권단 지원액은 대우조선해양에는 빠듯한 금액으로 만약 (계획에 없는)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면 자본 잠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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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대우조선해양./경남도민일보DB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33년째 조선업계에 있으면서 3번 정도 위기가 왔다. 석유 파동 이후 세계적으로 해운과 조선 불황이던 1980년대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그리고 지금"이라며 "삼성중공업은 2017년 상반기까지 수주 잔량이 가득 차 있어 아직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수주 강세가 이어지려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업체 상황은 더 암울 = 경남지역 중소형 조선사 대부분은 채권단 관리를 받거나 저조한 가동 실적으로 '생사'가 불투명하다. 통영지역 조선소 신아SB는 세 번째 매각이 불발됐고 SPP조선,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김민재 전국금속노동조합 신아SB 지회장은 "대기업 경영 악화가 중소형 조선사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조선 빅3(국내 3대 조선사)가 해양플랜트 부분으로 손실이 발생했는데 결국에 중소형 조선소의 상선 물량을 빼앗을 수도 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이 계속될지 그 영향력은 얼마나 될지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조선산업의 고용형태 분화를 보면 원청이 있고 그 밑에 협력회사(하청업체)가 있다. 협력회사에는 정규직(상용직)과 비정규직(임시·일용직인 물량팀)이 있다. 수직적 상하 관계 개념이 숨어 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대기업 경영 악화는 납품하는 업체에게는 직격탄이다. 물량은 적어지고 당연히 단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 인건비도 제대로 줄 수 있을지,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한 노동자는 "5년 전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80 대 20이었다면 현재는 30 대 70"이라면서 "조선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고용 불안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비정규직은 더 심하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업계 위기가 장기화되면 대형업체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렵다. 기술력과 인재들의 국외 유출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 이는 조선산업이 밀집된 거제, 통영, 고성, 사천 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그 여파는 경남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 거제·고성·통영 인력이 그나마 아직 영향을 적게 받는 창원, 김해 등으로 일자리를 찾고자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 사이에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질 나쁜 비정규직 일자리 양산이 가속화할 것은 물론 높은 실업률로 경남 경제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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