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10월 회의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는 언론이 현상을 보도할 때 단순 전달에 그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사안에 접근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현상을 드러내보여주거나, 이를 통해 독자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신미란)는 지난 9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2015년 10월 치 지면평가 회의를 열었다.

◇김정남 위원 = 10월 2일 자 '어머니 같아서 싸게 드려요' 기사. 시골 노인들의 심리를 이용,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팔아 폭리를 취한 업주 7명 검거한 내용이다. 보도는 노인들이 왜 이런 피해를 당하는지 알려주었지만, 노인들이 이런 물건을 잘못 구입했을 때 반품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내용이 없어 아쉬웠다. 노인들을 위한 소비자 교육이나 노인상담전화 안내를 보도 내용에 포함했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소비자상담실에서는 노인 소비자 피해상담과 찾아가는 경로당소비자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김주일 위원 = 10월 19일 자 1면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영호남 공동행동 출범' 기사.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경남도민일보가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케이블카 관련 보도는 대부분 보도자료 중심이라서, 케이블카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히 알기 어렵다. EBS TV 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의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생긴다면'편(6월12일)을 보면,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지역에 멸종위기 생물들이 많이 살고 있고, 권금성은 케이블카 설치 후 권금성 주변이 훼손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어떤 환경 파괴가 생기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보도가 없었다. 경남도민일보 4월 9일 자 '밀양케이블카 등산로 개방 일주일…억새 군락지 훼손' 보도는 좋은 예다. 밀양케이블카 등산로 개방에 따른 억새 군락지 훼손 보도였다. 기자와 환경단체활동가, 담당 공무원이 함께 현장을 조사해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파괴 내용을 쉽고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 기사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10월 치 지면평가에서 문상환(맨 왼쪽) 위원이 평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조재영 기자

◇김휘진 위원 = 10월 8일 자 4면 '도내 혈액 재고 3.8일분 피가 부족해요' 기사. 경남지역에 어떤 혈액이 부족하고, 혈액이 부족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수급 부족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은 전혀 공감되지 않았다. 최근 평일에 헌혈을 위해 헌혈의집 경남대점과 용호동점을 방문하였지만, 대기자가 많아 헌혈하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헌혈 실적이 낮아진 이유를 메르스 때문이라고 정한다면, 걱정하는 도민들을 위해 안전하다는 인식개선을 먼저 해주어야 하는데 그저 기념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성 문자만 계속해서 보내는 태도는 굉장히 불쾌하다. 주변에는 헌혈이 위험하며, 헌혈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기념품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혈액 수급이 문제가 된다면 도민들의 인식개선에 먼저 나서야 하는데, 기사에는 이런 부분이 언급되지 않았다. 경남 혈액원의 태도에도 아쉬움이 많다.

◇문상환 위원 = 10월 22일 자 4면 '나는 일회용품이 아닙니다' 기사. 19개월 동안 11번의 근로계약을 했지만, 결국 해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관련한 기사다. 제조업 조립공정은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기업은 파견노동자를 고용해왔고, 노동계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등으로 대응해왔다. 그에 따라 회사는 이른바 '쪼개기 근로계약'을 하고 있다. 이를 자세히 보도해 문제점을 알려준 것은 좋지만,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쪼개기로 수개월 단위로 고용된 노동자들이 만든 자동차가 과연 품질은 어떨지 하는 시각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변기수 위원 = 10월 12일 자 4면 '의무 수입물량 쌀값 폭락 원흉' 기사. 진주시 경남농업기술원에서 농민단체가 식량 주권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 기사였다. 기사에서 농민들은 미국산 수입쌀 때문에 국내 쌀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국쌀 의무수입에 따른 국내쌀 가격 변화 등을 도표로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10월 13일 자 3면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 투표 청구 문제점' 기사.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 청구 각하의 문제점과 앞으로 보완해야 될 점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또 지방행정에 의해 주민의사가 거부되는 문제점을 잘 알려준 기사였다.

◇신미란 위원 = 10월12일 자 3면 '전국 곳곳 선거구 획정 반발…의석 늘어나나' 기사. 창원 국회의원 의석 축소(-1석) 논의에 대한 창원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5명의 기자회견에서 촉발된 문제를 다뤘다. "마창진 분리를 추진하겠다"는 둥, "지역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둥의 얘기가 불거진 배경에 대한 기사다. 정치에서의 포퓰리즘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창원시 통합·분리를 이들 국회의원이 거리낌없이 내뱉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화가 난다. 통합할 때는 마치 통합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수없이 논쟁하다가, 의석수 감소 문제가 불거져 나오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분리하겠다니. 선거구 획정위에서 지역별 의석수 등의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이 기사만을 보면 창원시 국회의원의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대한 변별력이 약한 것 같다. 이 문제를 바라보는 선거구획정위의 입장, 유권자의 입장을 통해 이들의 통폐합 입장이 얼마나 어불성설인지 꼬집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지민 위원 = 10월 20일 자 4면 '장애인 바우처택시제도 우리지역은?' 기사. 교통약자 콜택시 제도의 이용에 대한 실태와 향후 전망 그리고 대안을 찾는 '바우처택시제도'에 관한 논의가 있다는 기사다. 교통약자 콜택시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장애인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기획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통약자 콜택시 제도에 전반적인 설명이 부족하였다. 또 도입률이 높다고 하면서도 실제 이용자의 불편이 있는 이유에 대하여는 오후 9시에 예약이 몰린다는 설명 이외에 근본적인 원인 설명이 부족했다. 또한 대안으로 지적한 일반 영업용 콜택시 이용한 바우처 제도 확대와 특별교통수단 이용범위를 줄이고, 제외대상은 바우처 도입 등 각 논의들이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타 지자체의 운영실태 등에서도 언급만 하였지 구체적으로 대안을 찾은 사례를 소개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천정애 위원 = 10월 12일 자 19면 '[판] BIFF, 지역 영화제와 세계 잇는 허브로' 기사.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기사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를 마무리하는 기사로는 인터뷰 내용만으로 많이 부족했지 않나 싶다. 내용 중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영남균형발전을 위해 창원이나 울산 등지에서 분산 개최하자는 내용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우리 지역과 관련된 질문은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어야 하는데 분산 개최의 가능 여부에 대한 질문에만 그쳤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전반적인 관객수나 영화상영횟수 등의 내용들은 전년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보기 쉽게 지면에 수치자료를 첨부했다면 더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겠다.

한편 이날 지면평가위원회 회의를 참관한 안차수(경남대 신방과 교수) 경남도민일보 독자권익위원은 "지면평가에서는 기사 내용이나 편집 방향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사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써달라고 하거나, 지면 편집에서 사진이나 도표, 그래픽을 더 많이 넣어 독자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참석 위원 : 김정남·김주일·김휘진·문상환·변기수·이경호·이지민·신미란·천정애 위원

△평가서 제출 위원 : 김정남·김주일·김휘진·문상환·변기수·이지민·신미란·천정애 위원

△참관 : 안차수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수경 편집국장·정성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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