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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취약계층 진료' 역할 전부 아니다

[의료사각지대 해법은 없나] (3) 공공병원 기능은 무엇인가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2015년 11월 12일 목요일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 팔에 총상을 입은 전지현을 하정우가 자애병원이란 곳으로 데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1909년 설립된 '자혜병원'이 있다. 한국민족대백과는 자혜병원을 내부대신 관리하에 있으면서 주로 질병에 걸린 빈곤한 사람을 치료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처음 자혜병원은 함경남도 함흥군, 충북 청주군, 전북 전주군에 설치, 운영됐다고 한다. 원장과 의관은 현역 일본군 군의가 맡았다. 다음해인 1910년 관제 개정으로 13도 총 14곳에 자혜병원을 설치했다. 이때 신설된 병원 중 하나가 진주에 있었다.

1952년 자혜병원 경영권은 도청으로 이양됐다. 이때 도립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81년부터는 지자체가 설립하는 공기업인 지방의료원으로 변경됐다가 2004년 지방의료원법 제정으로 보건복지부 소관 특수법인 형태 지방의료원으로 전환됐다. 도가 폐업을 결정한 진주의료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자혜병원이 있었던 셈이다.

식민지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일본의 숨은 의도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어쨌든 근대 공공의료시설의 표면적인 설립 목적은 취약계층 진료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도 취약계층 진료를 공공병원 역할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공병원 역할은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취약계층 진료가 공공병원 역할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강조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간 진료비 격차가 사라지게 되면 공공병원 존립성 자체가 위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공병원 역할 중 하나는 저렴한 진료비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환자가 민간병의원에서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느끼면 이는 공공병원이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는 국민이 내 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바로 공공병원이 되어야 한다"며 "건강보험 급여·수가체계 결함과 의료기관 영리적 속성으로 양질의 적정진료를 민간의료기관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건노조는 특히 지방의료원은 진료비가 민간병원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 진료비 인상을 견제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합천처럼 상대적으로 의료기관이 부족하거나 없는 곳에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공공병원만이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건노조는 진주의료원 백서에서 "의료기관 대부분이 도시지역에 밀집된 상황에서 지방의료원이 농어촌지역이나 산간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담당하면서 지역주민 보건의료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내놓은 2011년 지방의료원 운영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2009년 기준 의료취약지역 지역거점 공공병원 산부인과 개설비율은 80.0%였다. 이는 23.8%인 민간병원보다 3.4배 높은 비율이다. 이 밖에 메르스 사태 이후 국가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 역할로서 공공병원 중요성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이때 나온 요구들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병원 중심 체계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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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환석 기자
  • 문화부. 공연, 문화정책 담당. 레져도 함께. 제보/피드백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