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 수입원가 최대 9배" 미국·일본보다 2배 이상 비싸

한국 소비자가 수입 제품을 구매할 때 '바가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수입화장품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비오템, 바비브라운, 록시땅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외 유명 화장품 가격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5개국의 평균 판매가격보다 최대 2.46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은 국내 판매량이 많은 화장품 65개 제품을 선택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5개국 평균가격과 국내 판매 가격을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백화점 판매제품은 해외 평균가격보다 1.02∼1.56배, 드러그스토어 판매제품은 5개국 평균가격보다 1.11∼2.46배인 것으로 조사돼 드러그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그스토어는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형태의 가게로 국내에선 화장품·건강식품 위주로 운영된다. 올리브영(CJ오쇼핑), 롭스(롯데쇼핑), 왓슨스(GS리테일,) 분스(이마트) 등 국내 드러그스토어는 대기업 계열로 운영되고 있다.

비오템의 옴므폼쉐이버(200㎖)는 국내 평균 판매가가 3만 6000원으로 5개국 평균가격인 2만 3089원보다 1.56배였고 록시땅 시어버터핸드크림(150㎖)는 국내 평균가격 3만 5000원으로 5개국 평균가격인 2만 9021원의 1.21배였다.

또 드러그스토어 판매제품 중 국내외 가격 차가 큰 제품은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밤B5(100㎖)으로 국내 가격은 2만 9904원이고 5개국 평균가격은 1만 2158원으로 2배(2.46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화장품 11개 제품을 포함한 63개 제품의 브랜드 제조국 판매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모든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브랜드 제조국 판매가격보다 비쌌다.

백화점 판매 제품은 브랜드 제조국 판매가격보다 1.04∼1.73배로 나타났고 제품별로는 비오템 옴므폼쉐이버 200㎖(1.73배), 록시땅 시어버터핸드크림(1.69배), 랩시리즈 맥시멈컴포트쉐이브젤 200㎖(1.46배), 비오템 옴므아쿠아파워모이스춰라이저 75㎖, 키엘 립밤 15㎖(1.41배) 순으로 가격 차가 컸다.

드러그스토어 판매제품은 브랜드 제조국 판매가격보다 1.27∼2.69배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고 제품별로는 버츠비 레몬버터큐티클크림 17g(2.69배), 바이오더마 세비엄엑스폴레이팅젤 100㎖(2.63배), 바이오더마 센시비오H20 250㎖(2.56배), 라로슈포제 에빠클라퓨리파잉포밍젤 클렌저 200㎖(2.51배), 비트 내추럴민감/일반제모제 100㎖(2.48배) 순으로 가격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공개하는 수입 원가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은 수입 원가보다 최대 9배까지 비싼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동안 고가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맹목적인 충성이 수입화장품 가격을 높이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이번 소비실태 조사 결과 30% 정도만이 제품 가격이 질을 반영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한국소지바연맹은 '비싼 것이 좋은 제품'이라고 맹목적으로 믿는 경향은 줄어든 만큼 화장품 제조·판매업체는 고가정책을 고수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