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각지대 해법은 없나] (2) 지표로 보는 건강 불평등

감염병 분야 2등급. 지난 4일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지방자치단체별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경남도는 7개 분야에서 평균 수준인 2~4등급을 받았다.

특히 감염병 분야에서는 1등급인 경기도·울산에 이어 서울·대전·제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지표를 유심히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감염병 분야에서 사천·고성·남해·하동·산청은 4등급을 나타냈다. 밀양·의령·함양·합천은 최하인 5등급을 기록했다. 결과는 지역별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경남은 소득 등 다른 지표에선 높은 수준을 보이지만 사망률로 나타나는 건강 수준은 결과가 좋지 않다.

지난달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경남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만 239명으로 전년대비 245명(1.2%) 증가했다. 3대 사망원인 사망률(인구 10만 명당)은 암(171.4명), 심장 질환(79.2명), 뇌혈관 질환(57.5명)으로 총 사망자 중 50.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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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상황과 비교하면 경남은 심장과 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사망원인통계에서 경남은 심장과 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표준인구 10만 명당 각각 47.4명, 12.7명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사망률을 경남 내부 지역별로 뜯어보면 건강 불평등이 크게 나타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이 조사한 '2013년 국정조사 제출자료 진주의료원 백서'에서 도내 시·군 중 합천·산청·의령·창녕 사망비가 높게 나타났다. 4개군은 모두 경남 서북부에 서로 인접한 곳이다. 창녕을 제외한 3곳은 앞서 국민안전처 지표 감염병 분야에서 4~5등급을 받은 곳이다.

사망비가 낮은 곳에도 취약지역은 있다. 보건노조의 같은 자료를 보면, 읍면동 단위로는 창녕 6개면·합천 3개면 등 군 지역뿐만 아니라 진주·옛 마산·김해·통영에도 각각 4개씩 16개 동(면)이 사망비가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해있다.

건강 불평등이 심화하면서 다른 시·도 의료기관 이용률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내놓은 2009년 16개 시도별 진료비 외부 유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경남은 6000억 원 상당 진료비를 외부에서 지출했다.

경남도 제5기 지역보건의료계획(안)에서 지역별로 진주·밀양·통영·창원 등은 관내 의료기관 입원진료 이용률이 높게 나타난 반면, 의령·산청·합천 등은 타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보건노조는 이 같은 진료비 유출을 막으려면 지역거점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도는 적자운영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원을 결정했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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