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감정조차 멜로디가 되는 특별한 홀로서기…음악 꿈 좇아 진해서 새 삶 도전 바람·산 벗삼고 더 나은 내일로

"전입 신고하러 왔는데요!"

등본에 내 이름 석 자, 경남 창원시 진해구. 꿈꾸던 일을 이루기 위한 첫 번째 실천! 마음먹은 지 일 년이 조금 지나서야 창원시민이 되었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독립생활을 해보는 거라 많은 계획을 하고 시행착오를 예감했건만, 생각보다 처리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았다. 전입신고에서 인터넷 신청, 도시가스 신청,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신청, 신청. 하루 세끼도 내 손으로 직접 해먹고 청소며 빨래도 마찬가지! 새삼 부모님 그늘이 그리워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내가 꿈꾸던 일, 사람 이야기를 가사로 만들고 그 가사에 멜로디를 붙이고 그 멜로디를, 그 마음을 노래로 부르는 아름다운 일. 이 일을 하고자 30여 년 같이 지낸 가족과 이별을 하고 진해에 있는 독립영화사 소금 식구들과 합류했다! 꿈을 이루고자 이곳, 저곳으로부터 진해에 모인 소금의 순수한 가족들 속에서 내가 또 어떤 일을 해낼지 벌써 기대가 된다.

이제 보름 남짓 되었지만, 작업하다 막힐 때면 덜컹덜컹 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 아직은 낯선 시내를 돌아다니고, 울적할 때는 나 홀로 누비자를 타고 진해루를 달린다. 앞으로 생길 많은 낯선 감정에 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나, 분명한 것은 이 낯선 감정 또한 나를 일으키고 세우는 일에 큰 선생님이 되어줄 것이라는 확신. 혹, 어느 날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닥칠 때 진해를 감싼 장복산에 오르면 왠지 내 삶을 위로해줄 거 같은 이 든든함! 탁 트인 바다와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산과 함께 만나 내 가슴을 뻥 뚫리게 해주지 않을까? 아직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오늘. 나약한 나의 두려움을 떨쳐내고자 또 한 번 진해를 돌아본다.

이제 3주 차 창원시민. 2년 차 창원시민이 되었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지금보다는 더 어른이 되어 있겠지? 새로운 삶을, 꿈을, 이 땅 창원시 진해구에서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거라며 나 스스로 속삭인다. 오늘도 여전히 설레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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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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