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유학 온 남편 만나 '쌍둥이'선물 얻으며 백년가약 "중단했던 대학공부 다시 시작"

안녕하세요. 저는 비타 윈다리 쿠수마(29·창원시)입니다. 인도네시아 사람입니다. 제가 남편 신종현(34) 씨랑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지 한번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저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태어나 보고르라는 도시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은 자카르타에 있는 가자마다대학교(UGM)에 다녔습니다. 대학시절 전공은 건축과였습니다. 대학생활은 바쁘지만 아주 즐거웠습니다. 특히 늘 함께 하던 그룹(친구들) 때문에 더 재밌었습니다. 남편은 같은 학년에 있던 한국 유학생이었어요. 제 친구들과 친해져서 우리 그룹에 들어왔어요. 알고 보니 나이가 우리보다 5살(믿을 수가 없었지만) 많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눈도 작고 피부도 하얗고 중국 사람인지 한국 사람인지 구분도 안 되었어요. 머리 스타일도 이상하고 귀걸이, 목걸이, 반지도 끼고 있었는데 정말 이상한 사람 같았습니다.

남편은 한국에서 대학을 그만두고 친형이랑 인도네시아에 유학을 온 것이었습니다. 입학 전에 이미 인도네시아어를 배워서 인도네시아어를 아주 잘했습니다. 그렇게 남편과 저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졌어요. 그리고 저는 임신을 했습니다. (공부는 안 하고 아기나 생기고 참 잘했지요?)

비타 윈다리 쿠수마·신종현 부부와 3남매. /비타 윈다리 쿠수마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도 일단 병원에는 가봐야 했습니다. 남편은 방학이라 잠깐 한국에 가고 남편 친형이랑 같이 병원에 갔습니다. 쌍둥이였어요. 먼저 남편 부모님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다음 제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랐지만, 얘기를 아주 잘했고, 바로 결혼 날짜를 잡았습니다. 2006년 9월 결혼을 하고, 2007년에 아기를 낳고서는 저는 대학을 휴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기를 먼저 돌봐야 했습니다. 사실 그건 몹시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습니다. 그리고 2013년 초 셋째를 출산하고 시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한국으로 왔습니다.

이제 결혼한 지 9년 됩니다. 우리 가족은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후회 없이 쌍둥이와 막내를 아주 잘 키우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한국 문화와 한국어와 한국 음식을 가르쳐 주십니다. 막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해서 저는 다시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면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를 합니다. 공부하는 데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어머니께서도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자신 있게 잘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고 아주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우리 가족을 위해 좋은 엄마, 좋은 딸,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파이팅! /비타 윈다리 쿠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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