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특히 통합 창원시 이전의 마산은 우리나라에서도 합창단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 중 한곳이었다. 여러 합창대회를 비롯해 여러 공연에서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현 마산시여성합창단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여성합창단으로서 그 역사적 의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옛 마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은 여러 민간 합창단, 초·중·고를 중심으로 한 학교합창단, 교회합창단, 그리고 최근에는 불교합창단까지 다양하고 많은 수의 합창단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렇게 합창활동이 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오케스트라와 달리 단원들의 전문성 없이도 일정한 합창(성악) 교육에 의해 좋은 합창단 구성이 가능한 합창의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합창음악계는 전문 합창지휘자와 비전문 합창지휘자의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악을 전공한 성악가들이 합창지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합창지휘자로는 김성중 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경남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성중 씨는 지역출신 유학 1세대로 80년대 이후 우리 지역 성악계 나아가 음악계를 한단계 높인 인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경남오페라단 창단연주를 비롯해 유학 이후 우리지역에서 성악가로서의 활동 이외에도 그는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교육자로서, 한편으로는 소년소녀 합창단을 비롯한 어린이 합창단에서 성인합창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다. 특히 전문 합창단인 창원시립 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해 마산시립합창단, 양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두루 거친 지역의 유일한 지휘자이다. 특히 2000년도 이후 최근에는 성악 활동보다는 지휘 활동을 중심으로 그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현재 국립창원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동순 씨와 유영성 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동순 씨는 창원대학교 부임 이후 성악가로서 합창지휘자로서 지역은 물론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다년간 창원시여성합창단을 지휘하면서 국내 유수 합창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성장시켰다. 그리고 마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를 역임하는 동안에는 다양한 무대로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그는 현재 창원대학교 합창단을 지도하고 있다.

창원대학교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 유학을 통해 유럽에서 주목받는 성악가로 활동하다가 모교인 창원대학교에 부임한 유영성 씨는 유학 이전부터 부산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합창경험을 바탕으로 창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하였다. 창원시립합창단 지휘자 재임 당시 칼 오르프의 '카툴리 카르미나' 등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레퍼토리들을 통해 지역 합창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전문 합창지휘자로는 이상엽 씨의 활동이 가장 돋보인다. 지난회에 언급한 김인호 씨와 함께 창원대학교 졸업 후 창원시립합창단 창단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상엽 씨는 차세대 지역 합창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유학 귀국 후 창원시여성합창단 지휘자를 거쳐 현재 창원시남성합창단을 비롯해 여러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이상엽 씨는 김성중 씨의 대를 잇는 지역의 젊은 지휘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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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의 합창 음악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대로 합창단 구성의 특수성 그리고 성악 트레이너와 지휘자의 경계 모호성 때문에 지휘자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 합창음악계의 과제이기도 하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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